위기에 몰린 바이낸스, 러 사업 매각…"규칙준수 전략과 맞지 않아"

2023-09-28     최정미 기자
바이낸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사업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최근 설립된 거래소 코멕스(CommEX)에 러시아 사업을 매각할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이번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노아 펄먼 준법감시인(CCO)은 "멀리 보면 러시아에서의 사업은 바이낸스의 규정 준수(컴플라이언스) 전략과 맞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낸스는 이번 매각으로 인한 수익 분할은 없으며 주식을 환매할 수 있는 옵션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 러시아 사용자들의 모든 자산은 안전하며 매각 절차는 최대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의 사업을 넘겨받는 코멕스는 가상화폐 벤처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는 중앙 집중식 거래소로 지난 26일 설립됐다.

바이낸스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 자산을 매각하거나 철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란 분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제재를 준수하고, 러시아가 외국인 소유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앞서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엑손모빌, 쉘,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 르노 등 다수의 서방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매각 결정이 바이낸스가 최근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고객을 상대로 가상화폐 거래량을 속였다는 이유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피소됐다.

또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법무부의 조사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법인 CEO와 최고법무책임자를 포함해 바이낸스 경영진 10여명이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바이낸스는 올해 초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의 70%를 차지했지만, 현재 점유율은 50%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