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헤즈볼라 “우린 전투의 중심" 선언...‘이팔 전쟁’ 격화 조짐

레바논, 이·전쟁 개입 간접 시사…헤즈볼라 “우린 이미 전쟁의 중심” 셰이크 나임 카셈 “이스라엘, 지상 공격 계속하면 대가 혹독할 것” 레바논 헤즈볼라 “서방국가, 이스라엘에 교전 멈춰야 압박해 ” 블링컨 미 국무, 레바논 총리와 통화…전쟁 확산 긴장 우려 전달

2023-10-22     김주경 기자
이스라엘군이

이란으로부터 지원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계속 지상 공격하면 되돌려받는 대가가 혹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교전이 15일 째 접어든 가운데, 최근 이스라엘 북부 레바논 국경에서도 양측의 무력 충돌도 가시화된 모습이다.

연합뉴스와 AP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헤즈볼라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은 이날 헤즈볼라 대원 장례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전투의 중심(heart)에 있다”고 언급했다.

카셈은 “우리는 적군인 이스라엘을 약화시키게 만들고 우리가 준비돼 있음을 그들에게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을 진압하면 도시 내에 다른 저항군들이 행동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프랑스와 독일 외무장관 등 최근 레바논을 방문한 서방 당국자를 언급하며 “우리는 우리와 접촉하는 이들에게 '(이스라엘 측) 침략을 멈춰 세워 (갈등) 파장과 확장 가능성을 멈추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자지구 내 하마스와 저항군의 준비 상태는 이스라엘의 지상전을 그들(이스라엘)의 무덤으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바논

이날 카셈 발언을 계기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 무장정파 2인자의 이번 발언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교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불거진 것이다.

AP 통신의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실제로 북부 레바논 접경지역에서 두 차례에 걸쳐 로켓과 대전차 공격에 실사격했다. 레바논 남부에서 하니타 키부츠(집단농장) 지역으로 대전차 미사일 여러 발이 날라온 것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 교전으로 헤즈볼라 대원 6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하마스가 이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래 헤즈볼라 측 전사자는 19명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군에서도 부상자 3명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이번에 벌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정파 간의 교전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무력 충돌 이후 레바논 접경 일대에서 벌어진 최악의 폭력 사태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에 레바논 접경 일대에서 벌어진 교전에 미국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나지브 미카티 레바논 총리와 통화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레바논 남부 국경을 둘러싼 교전으로 긴장이 확산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헤즈볼라가 전쟁에 개입하면 레바논 국민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WSJ은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교전 확대 해석엔 선을 그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