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줌인] 아동 접속 폐해 문제를 구글과 애플 앱 탓으로 돌린 메타

2023-11-20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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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페이스북)가 아동 가입자 보호를 소홀히 한 점에 대해 미국 상원이 조사에 나서면서 앱 다운로드에 대한 부모의 승인을 의무화하는 법률 제정하려 하자 메타 측이 과실을 구글과 애플의 앱 다운로드에 돌렸다고, 19일(현지 시각) 가디언이 보도했다.

메타가 미국 국회의원들에게 아동 보호를 위해서는 구글과 애플의 앱 다운로드를 규제해야 한다고 촉구한 같은 날 상원은 메타의 플랫폼이 아동 보호를 소홀히 한 사실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메타의 글로벌 안전 책임자인 안티곤 데이비스는 자신이 운용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부모 노릇 하기는 어렵다. 의회는 이 문제를 해결하라(Parenting in a Digital World Is Hard. Congress Can Make It Easier)’라는 블로그에서 13~16세 아동·청소년들이 앱을 다운로드할 때마다 부모에게 고지하고 부모의 승인을 얻도록 앱 다운로드 정책을 의무화하는 연방 법안을 요구했다.

미국에서 13세 미만 어린이는 이미 부모의 동의 없이 계정을 만들고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 블로그 게시물에는 구글이나 애플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두 기업 모두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앱 다운로드 채널인 안드로이드 용 ‘플레이 스토어(Play Store)’와 아이폰 용 ‘앱 스토어(App Store)’를 운영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앱 다운로드 이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법안들은 이 두 채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데이비스는 자녀가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계정을 만들 때 부모의 승인을 득하도록 하는 법률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사용을 통제하는 “더 나은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유타주는, 스펜서 콕스 주지사의 말에 따르면, “우리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3개월부터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부모에게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 사용 시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하기 시작했다.

2021년

데이비스의 이 같은 요구는 美 상원 법사위원회가 메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에게 편지를 보낸 날 포스팅 되었다. 상원은 이 서한에서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등의 플랫폼과 관련된 정신적, 육체적 건강 피해에 대해 고위 경영진이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관련된 문서를 제공”하도록 요구했다. 상원은 11월 30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구글, 애플, 메타 모두 보도 시점까지는 별다른 성명을 내놓지 않았다.

상원 위원회의 예비 조사는 전직 메타 고위 직원이 위원들 앞에서 인스타그램이 자신의 딸을 포함해 어린이들에게 끼칠 수 있는 해악에 대해 증언한 지 일주일 만에 이루어졌다. 그는 자신이 메타의 경영진에 내부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을 때 그들은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인스타그램의 전 엔지니어링 디렉터인 아르투로 베자르는 상원 의원들에게 “나는 오늘 인스타그램에서 원치 않는 성적 접근을 받은 아이의 아빠로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증언하기 위해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폭로는 메타의 또 다른 내부 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 때에도 핵심 이슈로 떠오른 바가 있다. 그녀는 메타의 경영진이 소셜 미디어 사용이 십대 소녀들에게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어떻게 무시했는지에 대한 내부 문서를 미국 정부에 유출했었다. 그녀는 2021년 10월 의회에서 증언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