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아일랜드 총리는 자국민을 증오한다”며 보수의 편을 든 일론 머스크

2023-11-27     최석진 기자
아일랜드

최근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 이민 정책을 반대하는 폭력시위가 벌어지자 아일랜드 총리가 시위대를 비난한 가운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X(트위터)에서 아일랜드 총리를 비판하며 아일랜드 우익을 지지했다고, 26일(현지 시각)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테크놀로지 업계의 거물 일론 머스크가 X(트위터)의 댓글을 통해 아일랜드의 레오 바라드카 총리가 “자국민을 증오한다(hates the Irish people.)”고 주장했다.

수십억만장자인 머스크의 발언은 더블린에서 극렬한 폭력을 동반한 반이민 시위가 벌어진 뒤 바라드카 총리가 혐오 표현을 규제하기 위한 새로운 법안을 공표한 후에 나왔다.

바라드카 총리의 혐오 표현 규제 법안이 공개된 후 한 X 사용자가 아일랜드 정부가 “당신의 모든 자유를 원한다(규제한다)”고 포스팅을 올리자 머스크가 “레오 바라드카 총리는 자국민을 증오한다”고 댓글을 단 것이다.

머스크가 이렇게 댓글을 달자 그 뒤 수십 개의 바라드카 반대 게시물이 이어졌는데, 상당수가 인종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편, 목요일 오후에는 더블린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학교 근처에서 어린이 3명과 성인 1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일부 사람들은 이를 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칼부림 사건 이후 발생한 폭력 시위의 배후에 우익 선동가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들은 반이민 정서를 선동해 성난 폭도들을 도심 거리로 내몰아 차량이 불타고 건물의 창문이 깨지는 등 과격 시위를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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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아일랜드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목요일 밤의 폭동을 비난했다.

앞선 지난 23일 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에서는 이민 정책을 반대하는 폭력시위가 벌어져 34명이 체포됐다.

아일랜드의 레오 바라드카 총리는 관련해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일랜드를 수치스럽게 한 시위대는 혐오와 폭력, 혼란을 선동하는 세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근 아프리카와 우크라이나에서 유럽으로 들어오는 난민이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아일랜드도 난민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크고 작은 난민 반대 시위가 벌어지기 시작하면서 지난 3월에는 난민이 머물고 있던 호텔에 불을 지르겠다는 위협까지 있었다. 지난 1월에도 애쉬타운(Ashtown)에 마련된 캠프촌에 거주하는 크로아티아와 헝가리 난민에 대한 폭력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2022년 아일랜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지나치게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을 우려한다고 했고, 의료 시스템의 붕괴와 만성적인 주택 위기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대답했다. 아일랜드는 현재 우크라이나인 49,227명을 비롯하여 약 74,000명의 망명 신청자를 수용하면서 전국적으로 호텔이나 숙박시설, 비상 대피소 등이 가득 찬 상태이다. 1년 전 만해도 망명 신청자는 7,500명에 불과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