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살리고’ 케미칼 ‘죽인다’..최태원 SK 회장 구상은?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임명 ‘경영수업’ 힘 싣기 SK케미칼 매각 속도..노조 “매각대금 10% 보상해야” 요구

2023-12-12     조 은 기자
[제공=SK케미칼]

 

최근 최태원 회장(사진)의 SK그룹 제약바이오 사업 전략을 들여다보면, 확연히 갈린다. 결론부터 짓자면, ‘바이오’는 살리고, ‘케미칼’은 죽인다는 방향이다.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팀장을 SK바이오팜 신임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임명하면서 힘을 싣지만, SK케미칼은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 노사는 이날 내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7차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회사가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와 6,000억 원 규모의 제약사업부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응해 매각대금의 10%를 구성원에게 배정할 것을 요구했다. 

6,000억 원 규모 매각이라면 600억 원의 보상금이 구성원에게 돌아가게 된다. 

이 밖에 임금 5% 이상 인상, 글랜우드PE와 노조 간 공동 협의 등이 요구됐지만, 사측이 임금 인상률 2.6% 외 다른 협상안을 내놓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이상열 전국금속노동조합 SK케미칼 지회장은 “제약사업부 매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근로자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찾는 것”이라며 “글랜우드PE에 별도의 협의 공문을 보냈으나 전할 내용이 없다는 답신을 받았다. 이달 말에 글랜우드PE 앞에서도 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노조 측 반발과 관계없이 매각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확정된 사항이 있으면 공식적으로 공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매각 조건은 오는 1월 19일에 공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전략투자팀을 이끈 최윤정 팀장을 신임 사업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한 최 본부장은 입사 6년 만에 임원에 오르게 됐다. 

SK그룹의 최근 이 같은 행보를 보면 바이오는 신수종 사업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케미칼은 실적 부진에 따른 매각 결정으로 정리 순서를 밟는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한국=조 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