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사외이사 43% 전직 관료…검찰·靑출신 '선호'

2017-08-09     위키리크스한국
30대 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전직 관료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박근혜 정부 후반기에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나 정권 말기에 청와대, 검찰 등 권력기관 인사들을 중심으로 대기업 '로비 창구'로 많이 진출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9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30대 그룹 계열사 199개의 사외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말 현재 사외이사 657명 가운데 관료 출신이 284명(43.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지난 2013년 41.1%(이하 3월 말 기준)에서 2014년 40.5%, 2015년 39.2%로 조금씩 떨어졌으나 지난해 40.6%로 반등한 데 이어 1년만에 또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그룹별로는 두산과 OCI, 대우건설의 경우 관료 출신이 전체의 70%를 넘었으나 한국투자금융은 유일하게 단 한 명도 없었고, 포스코와 KT&G는 1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열사별로는 두산건설, 호텔롯데, CJ대한통운, 한진, 현대오일뱅크, 삼성카드 등 25개사가 사외이사 전원을 관료 출신으로 채운 반면 롯데푸드, 제일기획, LG디스플레이, SKC 등 55개사는 관료 출신이 없었다.

출신 기관별로는 법원·검찰(70명·24.6%)과 청와대(69명·24.3%)가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또 국세청·관세청이 44명(15.5%), 기획재정부 23명(8.1%),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각 18명(각 6.3%) 등이었다.

관료 출신 외에는 학계 출신이 203명(30.9%)으로 그 뒤를 이었고, ▲ 재계(90명·13.7%) ▲ 언론계(23명·3.5%) ▲ 공공기관(16명·2.4%)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재계 출신 비중은 4년 전에 비해 4.0%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0대 그룹 계열사(273개) 가운데 사외이사를 선임한 199개사를 대상으로 했으며, 여러 부처나 기관에서 근무한 인사는 근무기간이 가장 오래되거나 직급이 높은 곳을 출신 기준으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