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국내 주식부자 압도적 1위 14조6556억…에코프로 이동채 8위
상위 100인 지분가치 119조원…지난해보다 19조원 올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주식부자 1위에 올랐다. 사진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주식(지분)가치가 3조원 가깝게 오른 14조6556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주식부자 1위에 올랐다. 또 이차전지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은 주식부자 8위에, 류광지 금양 회장은 ‘1조 주식부자’에 새롭게 합류했다.
2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 개별 주주별 보유주식 및 지분가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식부호 상위 100인의 지분가치가 118조8377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지난해 12월 29일과 비교하면 19.5%인 19조3772억원이 증가했다.
주식 부자 100인의 지분가치 증가세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16.4% 상승을 웃돌았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 24.9% 상승보다는 낮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국내 주식부자 1위를 차지했다. 지분가치는 14조6556억원으로 2위와 5조원 이상 차이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이다. 그런데 주식부자 2~4위도 삼성 총수 일가다. 삼성 총수 일가가 국내 주식부자 1~4위를 독차지한 셈이다. 2위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9조2309억원), 3위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7조187억원), 4위는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6조31억원)이다. 삼성 총수 일가 4명의 지분가치를 합하면 36억9083억원으로 주식부호 100인 지분가치의 31%에 이른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지분가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주식 부자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엔지니어링, 삼성화재 등 보유 지분 가치가 오르면서 1년 동안 지분가치가 2조9821억원(25.5%) 올랐다.
이 회장에 이어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2조7178억원·542%),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2조5279억원·38%), 류광지 금양 회장(1조8358억원·334%),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1조6877억원·332%),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1조6168억원·39%),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조4563억원·26%),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1조1776억원·2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9392억원·34%) 순으로 올해 지분가치가 크게 늘었다.
올해 이차전지와 반도체 장비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차전지 대장격인 에코프로의 이동채 전 회장과 류광지 금양 회장, 반도체 장비업체인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이 1조 주식부자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이채윤 리노공업 사장도 새롭게 1조원 클럽에 합류했다.
이동채 에코프로 전 회장은 올해 지분가치가 3조2196억원으로 크게 상승하며 주식부자 8위에 올랐다. 사진=에코프로
이동채 전 회장은 지분가치가 지난해 말 기준 5018억원에서 3조2196억원으로 2조7178억원(542%)이나 올랐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주식부자 순위도 지난해 47위에서 39계단이나 상승한 8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 회장은 9월 말 기준에서는 지분가치가 4조5210억원으로 12월 26일 기준보다 1조원 넘게 높았다.
류광지 금양 회장은 지분가치가 같은 기간 5491억원에서 2조3849억원으로 1조8358억원(334%) 늘면서 주식부자 순위도 28계단 오른 11위를 기록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은 지분가치가 2조1960억원으로 1조6877억원(332%) 오르며 주식부자 14위에 올랐다. 한미반도체는 후공정 장비업체로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 AI(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용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반면 국내 상장사 주식부자 상위 20인 중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지분가치가 하락했다. 올 하반기 잇따른 카카오의 불공정 논란으로 김범수 창업자의 지분가치는 3조95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1억원(-1.4%) 줄어 주식부자 순위도 9위로 2계단 내려왔다. 최태원 회장은 2조27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818억원(-7.4%) 줄며 12위로 2계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2조142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37억원(-14.2%) 줄어 15위로 6계단 하락했다.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조영식 SD바이오센서 의장,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전 사장 등은 주가 하락과 지분매각 등을 이유로 ‘1조 주식부자’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