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작년 전산운용비 확대에도 전산장애는 늘어...막을 방법 없나

10대 증권사 총 3562억원으로 집계…전년 比 10.5% 늘어나 6개 증권사 전산장애 감소 실패…금감원 발생건수 주시 전망

2024-02-02     강정욱 기자
증권업계

증권업계가 작년 전산운용비를 확대했지만 전산장애는 되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예산 증가 이후 전산장애건수 확대가 지속되면 유명무실한 방책이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미래·한국·NH·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키움·대신증권)의 전산운용비 합계는 3562억원으로 전년보다 10.5% 증가했다.

전산운용비는 증권업무 전산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투입되는 투자비용을 의미한다. 전산운용비가 높아질수록 전산과정 시 안정성이 높아진다. 증권사들은 다른 금융사와 달리 고객들의 접속 빈도가 높은 HTS·MTS를 운영하고 있다. 전산장애건수가 업계 내 평가 지표 중 하나로 거론되는 이유다.

지난해 키움증권이 715억원으로 전산운용비 규모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삼성증권(696억원), 미래에셋증권(605억원), KB증권(459억원) 등 순의로 상위 4위권 내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비용 증감률은 KB증권(25.4%)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신한투자증권(24.3%), 하나증권(18.2%), 대신증권(10.5%), 한국투자증권(9.5%) 등이었다.

전산운용비는 증가했지만 전산장애 발생건수는 줄어들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8월까지 10대 증권사의 전산장애 발생건수는 총 30건으로 전년보다 15.3% 증가했다.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전산운용비를 늘렸지만 전산장애 발생건수 감소를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10개 중 6개 증권사들이 전산운용비를 늘렸지만 전산장애 감소에는 실패했다.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2곳만 지난해 전산장애 발생건수를 줄였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AWS를 트래픽 폭증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하도록 했다”며 “멀티클라우드 시스템 도입도 전산장애 감소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전산장애 발생건수를 예의주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금융감독원은 ‘금융IT 안전성 강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변화된 현황이 있는지 점검에 나설 것을 배제할 수 없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