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레드백 엔진 국산화 완료…다음 차례는?

사우디 WDS에 전시된 K-9 자주포 실물에 토종 엔진 탑재돼 독일엔진보다 수출 상담 원활…장갑차 레드백에도 탑재될 예정

2024-02-11     강정욱 기자
K-9

K-9 자주포와 장갑차 레드백의 엔진 국산화가 완료되면서 수출길이 활짝 열리게 됐다. 엔진 국산화의 범위를 전투기까지 확대할 경우 K-방산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방산전시회(World Defense Show·WDS)에 K-9 자주포 실물을 전시했다. 이 실물에 한국의 STX엔진의 1000마력급 엔진이 탑재됐다. 이에 따라 한화 측은 비교적 자유롭게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앞서 독일제 엔진을 달고 있었을 때에는 독일 정부의 수출 승인이 없이 계약을 체결하는 게 불가능했다.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와 계약 성사 직전 무산된 협상이 대표적이다. 당시 독일이 중동을 대상으로 한 무기 금수조치를 내렸다. 금수조치는 수출금지를 의미한다.

1000마력급 엔진 국산화는 정부의 R&D 사업의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2023년 R&D 우수 성과 10선'에 이름을 올렸다.

이 엔진은 STX엔진이 3년간의 R&D 과정을 거쳐 개발했다. 기본 성능과 핵심 부품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춰 기존의 독일MTU 엔진과 비교해도 동급 이상으로 거론된다.

이 엔진은 차세대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에도 탑재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WSD에 레드백 장갑자 모형을 내놨다. 중동시장이 대상인 마케팅에도 시동을 걸었다.

오는

K-방산의 다음 과제로는 전투기용 엔진 국산화가 꼽힌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인 KF-21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전투기에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라이선스 기술로 국내에서 면허 생산된 엔진이 탑재됐다. KF-21뿐 아니라 경공격기 FA-50 등 모든 국산 항공기의 수출 시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당시 ADEX 2023 전시장을 찾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앞으로 5세대급 유·무인기용 엔진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투기 엔진 설계 기술 확보는 선박용 함정용 엔진 개발에도 중요한 요인이다. 전투기 엔진의 범용성 때문이다. 이 엔진의 팬을 확대 생산하면 민항기 엔진이 되고 코어를 키우면 1만 단위 이상의 마력을 내는 선박·함정용 엔진이 될 수 있다.

정부도 항공 엔진 국산화를 지원하고 있다. 신성장·원천기술에 방위산업 분야를 추가시켰다. 가스터빈엔진 등 추진 체계 기술과 군사위성 체계 기술, 유무인 복합체계 기술 등은 신규 지정했다.

사우디 정부는 한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 계획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인 '천궁-Ⅱ' 도입에 이어 추가적인 계약 체결도 기대된다.

최근 신원식 국방부 장관의 중동 순방에 동향한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사우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보인 한국형 항공기 엔진 모델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