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자지구 사망자 3만명 육박에도 이스라엘 추가 무기 검토

WSJ “백악관, 이스라엘에 정밀 유도무기 대량 제공 검토 중" 현재까지 가자지구 민간인 2만8775명 사망…추가 피해 우려

2024-02-17     안준용 기자

미국이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군사력을 강화할 폭탄과 기타 무기를 이스라엘에 보낼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16일 전현직 미국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무기의 종류를 거론하면서 무기 제공 계획을 밝혔다.

제안된 무기에는 폭탄에 정밀한 유도 기능을 추가한 MK-82 폭탄, KMU-572 합동직격탄(Joint Direct Attack Munitions), FMU-139등이 포함되며, 그 가치는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WSJ는 전했다. 

무기 제공은 여전히 행정부 내부에서 검토 중이며 백악관이 무기 양도를 승인해야 할 의회 상임위원장들에게 통보하기 전에 제안의 세부 사항이 변경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보도에 미 국무부와 국방부, 이스라엘 국방부는 팩트체크를 요청하는 로이터의 요구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지난 10월 이란의 지원을 받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첫 공격을 가한 뒤 이스라엘의 공중 및 지상 공세로 가자지구 대부분이 황폐화됐으며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2만877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미국의 이같은 무기 제공은 지난 5개월간 미국산 무기가 민간인을 죽이거나 다치는 공습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쌓이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계속 무기를 공급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불거졌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군에 2만개가 넘는 정밀 유도무기를 제공했으며 현재 남아있는 무기로도 20주 정도 싸울 수 있는 물량이라고 전했다.

사망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국제인도주의 단체와 시민 사회 단체는 이스라엘에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고 주장되는 국가를 대상으로 성명, 항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도 미국의 이같은 행보에 난처한 입장을 보였다. EU의 외교안보 고위대표 조셉 보렐(Josep Borrell)는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믿는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무기를 덜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렛대(leverage)로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동안 미국은 우방국에 군사적 지원을 하는 것에 조건을 달아 지렛대를 행사했는데 이스라엘에게는 예외로 아무 조건없이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한편 WSJ는 지난 15일 미 국무부가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을 공습하면서 백린탄을 사용한 사실을 조사하고 있다고도 보도한바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