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사상 첫 부결… 여소야대 현실 입증
2017-09-12 위키리크스한국
정세균 의장이 김 후보자 인준안 부결 사실을 발표하자 여당 의원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충격에 빠져 들었고,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정한 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김이수 재판관을 헌재소장 후보자로 지명한 5월 19일 이후 116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5월 24일 이후 111일만에 '김이수 후보자 표결'안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은 정치권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인사 표결이 부결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본회의 표결의 경우 사전에 여당 원내지도부에서 사전 물밑 조율과 치밀한 표계산을 거쳐 통과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상정하기 때문에 부결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후보자 표결의 경우 여야 합의가 안돼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했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지난 7월 24일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본회의 통과때도 정족수가 미달돼 두 시간 가량 시간을 끌다가 가까스로 통과된 뒤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아 주요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면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들의 박수 속에 임명안을 발표했던 김 후보자를 다시 헌법재판관으로 돌려보내고 새 후보자를 지명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직면하게 됐다.
이날 표결이 부결됨에 따라 협치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치러지는 김명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야당의 거센 공세가 예상된다. 표결 부결은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이수 인준안이 부결된 것은 국민의당에서 반대표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이 호남출신인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사실상 기각시킨데 대한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이날 표결에 참석한 국회의원은 293명이었다. 민주당은 120명 전원이 참석했고, 정의당 6명과 정세균 의장 등 무소속 6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을 경우 찬성표는 130표다.
국민의당은 김광수 의원 1명을 뺀 39명이 참석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반대 당론을 따랐을 경우 국민의당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15명 밖에 안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39명 가운데 24명은 반대표를 던졌거나 기권 또는 무효를 택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