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료 인상 ‘담합’ 의혹”…참여연대, 공정위에 멀티플렉스 3사 신고

2018-04-23     유 경아

CJ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이 최근 영화 관람료를 인상한 것과 관련해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23일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에 대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당한 공동행위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이라고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CGV 등 멀티플렉스 3사는 11~27일 순차적으로 영화관람료를 1000원씩 인상한 바 있다. 11일 CGV에서 관람료 1000원을 인상했고 8일 후인 19일 롯데시네마도 1000원을 올렸다. 또 8일 후 메가박스가 관람료 1000원 인상을 예고했다.

참여연대 측 조형수 변호사는 “멀티플렉스 3사의 관람료 인상은 최근 5년 새 3차례 이뤄졌다”면서 “2014년, 2016년에도 CGV가 선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뒤따라 인상하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3사가 수개월의 간격을 두고 인상했던 종전에 비해 이번 가격 인상은 3주만에 단행됐기 때문에 3사간의 공동행위가 있었다고 볼 소지가 더욱 크다”고 신고 이유를 설명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들은 공동으로 부당하게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특히 공정위 부당공동행위 심사기준에서는 시장상황 상 공동행위가 없이는 단기간에 높은 가격이 형성될 수 없는 경우에도 사업자간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참여연대 측은 “선발업체인 CGV가 가격을 결정하면 후발업체들인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항호 또는 순차적, 묵시적 합의에 따라 이에 동조해 가격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멀티플렉스 3사는 국내 상영 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극장 수 80.2%, 스크린 수 92.2%를, 좌석 수 92.5%를 각각 점유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시장점유율은 97%대를 유지 중이다.

앞서 참여연대는 2016년 8월 멀티플렉스 3사의 관람료 인상에 대해 부당공동행위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으로 보고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3사가 관람료를 공동으로 인상할 것을 합의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직간접적인 증거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부당행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참여연대 측 관계자는 “이들의 행위가 또 다시 용인된다면 CGV를 선두로 한 독과점 대기업의 연이은 티켓 가격 인상은 관행처럼 계속 이어지고, 소비자 권리는 점점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면서 “공정위는 이번에야말로 엄격히 법의 잣대를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담합’은 아니라며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회사마다 관람료를 상향 조정한 이유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면서 “소비자들의 쾌적한 영화 관람을 위한 시설 등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불가피한 조정이었고, ‘담합’은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