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1분기 '실적 개선'했지만… '아, 옛날이여'

2018-05-14     이 호영

롯데쇼핑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6% 늘며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향후 이같은 실적 개선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11일 공시한 롯데쇼핑 1분기 연결재무재표 기준 매출액은 약 4조3466억원, 영업이익 1649억원 가량이다.

사드(THADD) 배치발(發)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영업이익이 2016년 7600억원대에서 지난해 5300억원대로 30%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 비하면 사드 여파를 넘어서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99억1600만원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는데 이는 롯데마트 매각 관련 직원 위로금 등 충당금과 지난해 3분기 롯데지주 출범으로 인한 지분법 이익 감소분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롯데쇼핑은 밝혔다.

롯데쇼핑 1분기 영업이익 개선은 백화점과 하이마트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마트는 중국사업 부진으로 44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슈퍼도 점포 리뉴얼 비용 등으로 100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4.5% 줄어든 1조5520억원, 4900억원이다.

가전양판점 하이마트는 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세탁기 판매가 크게 늘어 영업이익 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다. 매출도 6.3% 늘어난 9530억원이다.

백화점 1분기 영업이익은 1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6% 급등했다. 매출은 8218억원으로 3.2% 늘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실적 개선 이유로 기존점 매출 증가와 판관비 감소를 꼽았다. 특히 해외패션과 생활가전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냈다.

지난 한 해 중국 사드 보복 조치로 롯데쇼핑이 입은 타격은 컸다.  2017년 연결기준 매출은 18조원대로 24조원대 2016년 매출에서 25% 가량 급감했다. 영업이익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롯데쇼핑 1분기 매출은 지난 4분기 대비 8.8%, 영업이익은 38.7% 줄었지만 4분기 연말 특수 등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사드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1분기 롯데쇼핑 해외 매출은 33.3% 감소한 4059억원에 그쳤지만 국내 매출은 3조9788억원으로 2.7% 늘었다.

하지만 롯데쇼핑으로서는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각종 규제 강화 기조 속 전반적인 유통 업황도 그렇고 개별적으로 맞부닥뜨린 난제도 있다.

우선 2년내 롯데쇼핑으로서는 수익성 좋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롯데마트 서울역점 2개 핵심 점포가 문을 닫게 된다.

해당 2개 점포 매출만 약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한 해 매출 5000억원대로 전국 롯데백화점 점포 5위권 내에 드는 점포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타 점포에 비해 외국인이 많이 찾고 있고 매출액 기준 전국 120여개 점포 중 1~2위를 다툰다.

지난해 30년 점용기간 만료로 민자 영등포역사와 서울역사 상업시설들이 국가 귀속 되면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2019년 12월 31일까지 임시 사용허가를 받아 운영 중이다. 관련 사업권 입찰은 2019년 6월경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어떤 사업자든 국유재산법 적용을 받게 될 경우 제약이 너무 많아 사실상 재임대 등 법 개정 없이는 백화점과 마트 등 업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국토교통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통해 국유재산법 개정을 추진 중으로 재임대 금지 조항도 수정하고 임대기간도 10년(5+연장 5년)에서 20년이나 20년 이상 기간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온오프라인 경쟁심화 속 롯데쇼핑은 이미 롯데닷컴을 흡수 합병하는 등 온라인사업 강화와 함께 롯데백화점 사상 처음 차례로 부실 점포 매각에 나서며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33개 점포 중 1~2년내 매각이 예정된 점포는 매출 하위권인 안양점·부평점·인천점 3개 점포다. 이어 관악점·안산점까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국 현지 불매운동 등 사드 보복 직격타를 입고 영업중단 등으로 매달 1000억원 규모 손실을 입은 롯데마트 중국 점포 정리도 속도를 낸다. 중국 점포는 지난해에 이어 올 초까지 손실액만 1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북경 지역(24개) 롯데마트 점포 10개, 롯데슈퍼 점포 11개 모두 21개 점포 매각에 이어 상해 지역(74개) 점포 53개도 현지 기업에 팔아 처분하기로 했다. 롯데마트(99개)·슈퍼(13개) 중국 점포는 모두 112개다.

남은 롯데마트 중경·성도 지역 점포 6개와 심양·길림 지역 점포 8개도 올해 상반기내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외 백화점업계 공통적으로 매장 파견 직원 임금 절반을 부담해야 하는데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 요인이라든지 상품권법 시행 등으로 인한 거래 감소 등에 직면해 있다. 이같은 상황이 맞물리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더디게 할 전망이다.

점포수가 신세계백화점(13개)나 현대백화점(15개)에 비해 덩치가 두배 가량(33개)인 롯데백화점은 이들 요인으로 인한 점포 부담이 더 클 수 있다.

백화점업계만 보면 지난해 중국 사드 보복 타격으로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업계 1위 점포 수성에 난항을 겪었다.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은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매출이 엇비슷해졌다.

한편 올해 1분기 현대백화점은 연결기준 영업이익 10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 감소, 매출도 8.7% 떨어진 4519억원인 데 비해 롯데백화점과 함께 신세계백화점은 모두 선전했다.

신세계백화점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7% 늘어 592억원이다. 매출도 2.7% 늘어 4257억원이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