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비켜간 美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서 발목 잡나?

2018-05-24     문 수호

미국이 철강에 이어 자동차 부문에서도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수입산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시작할 것을 상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철강 부문에서 한국이 대상국에서 제외된 바 있다. 정부는 자동차 부문에서도 민관 합동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미국은 수입되는 자동차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밝혀 자동차 수출국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도 NAFTA 협상국인 멕시코와 캐나다를 비롯해 미국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른 일본과 독일을 제외하면 대미 자동차 수출이 가장 많은 나라다.

사실상 NAFTA 회원국은 미국에서 쉽게 건드리기 어렵다. 이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대부분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과 독일에 이어 한국이 무역확장법 232조 희생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NAFTA 재협상 대상국인 멕시코와 EU 등을 압박하기 위해 무역확장법 232조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2017년 무역수지 적자 총 7962억달러 중 승용차의 무역수지 적자는 1236억달러로 최대 적자 품목에 해당한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율은 2.5%에 불과하지만 다른 국가들은 관세율이 높아 상호 동등한 수준까지 인상하겠다는 게 미국 측의 주장이다. 현재 EU의 경우 자동차 관세율은 10%에 이른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지난 2017년 연간 자동차 수출액이 146억5100만달러에 이르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도 56억6600만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각각 21.4%, 8.3%를 차지했다.

대미 무역흑자 178억7000만달러 중 72.6%인 129억6600만달러를 차지하는 수출 최대 효자 품목이기도 하다. 이 같은 흑자는 한미 FTA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 수출 시 관세율 0%를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관세폭탄이 실현될 경우 철강업계는 무역확장법 232조 면세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 부문에 있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현대모비스 등 주요 자동차업계 관련업체들이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24일 정부 산업부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서 민관 간담회를 개최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