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에 통신사 중 KT만 '눈에 띄는' 이유

2018-06-12     김 창권

오는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하는 가운데, 응원 열기는 생각보다 뜨겁게 달아오르지 못하고 있다. 세기의 담판으로 여겨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정상회담이 코앞에서 열리는 데다 지방선거까지 겹치면서 월드컵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편이다.

기업들 역시 전반적으로 월드컵이 시작되면 너도나도 응원전 열기를 이어가며 월드컵 특수를 노렸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12일 KT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을 맞아 대한민국 예선전 경기가 열리는 오는 18일, 23일(24일 자정 경기), 27일에 광화문 광장과 서울 광장 일대에서 대한축구협회 및 붉은악마와 함께 대대적인 거리응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유일하게 KT만이 러시아 월드컵을 맞아 응원전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으로 이번 월드컵에서 KT가 눈에 띄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식 후원사가 아니면 ‘월드컵’이라는 단어를 기업 홍보에 함부로 쓰거나 경기장면, 로고 등을 활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KT는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후원사로서 월드컵이란 용어나 이미지 사용 등에 대해서 자유로운 편이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기업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공식 후원사가 아님에도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매복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이번 월드컵 때는 이마저도 보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텔레콤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앰부시 마케팅을 펼치다 특허청으로부터 광고 중단 시정권고를 받은 바 있다. ‘김연아 평창 응원캠페인’ 영상에서 SK텔레콤 로고와 함께 ‘씨 유 인 평창(SEE YOU in PyeongChang)’이라는 영문 메시지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공식 후원사인 KT를 제외하고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측은 월드컵 기간 특별한 이벤트나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월드컵에서는 흥행 기대감이 낮은 것이 사실인데, 공식 후원사가 아닌 상황에서 월드컵이란 단어 사용으로 인해 괜히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어 조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이통업계는 올 하반기 5G 주파수 경매 등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마케팅 관련 비용을 대폭 줄이기 위해 자제하는 영향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지난 17년간 월드컵을 비롯한 국가대표 축구 경기를 지원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대외적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히 이벤트를 이어나가는 것”이라며 “막상 월드컵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창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