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 잔여수당 요구 ‘침묵’…설계사 '천막농성 중'

점포폐쇄·수수료 삭감에 퇴사한 설계사에 잔여수당 안줘

2018-06-18     박요돈 기자
18일

 

점포 구조조정 등으로 사업비를 줄여 최근 흑자전환에 성공한 현대라이프생명의 설계사 노조가 200일 가까이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라이프가 퇴사한 설계사들에게 잔여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 설계사는 노조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현대라이프 본사 인근에서 198일째 천막 농성을 진행 중이다.

노조는 사측에 ‘점포 구조조정’ 등 사업비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퇴사한 설계사들에게 잔여 수당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출범 이후 계속해서 적자 상태에 놓여 있다가 사업비를 대폭 축소하면서 올해 1분기 들어서야 흑자로 전환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사업비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점포를 폐쇄하거나 통합했다. 지난해 2분기 기준 78개에 이르렀던 현대라이프의 점포는 지난해 3분기 23개로 축소됐다. 올해 1분기 현대라이프 점포는 15개만 남아있다.

점포를 폐쇄하며 현대라이프는 소속 설계사들에게 재택근무를 통보했다. 또 설계사들의 수수료도 50% 삭감했다. 이에 동의하지 않은 설계사들은 해촉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같은 조치에 현대라이프 설계사들은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2분기 2244명에 이르렀던 현대라이프 전속 설계사는 올해 1분기 955명으로 급감했다.

문제는 현대라이프가 퇴사한 설계사들에게 잔여수당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 점이다. 잔여수당은 보험 모집에 따른 수수료다. 통상 보험사는 설계사에게 1~3년에 걸쳐 잔여수당을 지급한다.

노조 측은 설계사들이 개인 사정이 아닌 회사의 경영 상황 악화 등에 따라 내린 조치로 인해 퇴사한 것이기 때문에 사측이 잔여수당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동근 전국민주노동조합 현대라이프생명지부장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점포 수를 줄이고 수수료를 삭감하는 등 설계사들이 영업 활동을 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해 많은 설계사들이 어쩔 수 없이 퇴사하게 됐다”며 “이러한 상황이라면 사측은 설계사들이 받아야 할 잔여수당을 줘야하지만 이에 대해서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라이프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관계자에 수차례 연락을 해보았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요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