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OMC 이후 신흥국 외국인 증권자금 대거 유출

아르헨 등 취약국보다 한.중.베트남.필리핀 등이 주가 더 하락

2018-06-22     윤 광원 기자
외국인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하반기 2차례 추가인하를 시사한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아시아 등 신흥국들에 투자된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거 유출되고 있다.

22일 국제금융센터와 증권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6월 FOMC가 끝난 후 신흥국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이 뚜렷하다.

아르헨티나.터키에 이은 브라질 경제불안, 중국 경제지표 부진, 매파적 FOMC 결과,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으로 외국인들의 경계심리가 고조된 탓이다.

지난 한 주간 외국인자금의 유출규모가 27억 달러로 전주(3억7000만 달러)보다 대폭 확대됐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중국의 성장둔화로 이어져, 역내 공급체인망 역할을 해 온 아시아 국가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면서 아르헨(-3.7%), 남아공(-3.5%) 등 취약국보다 아시아 국가들의 주가하락폭이 더 컸다.

베트남의 주가는 4.8% 하락했고 필리핀 4.5%, 중국 4.4%, 한국도 4.3% 각각 떨어졌다.

다만 22일에는 상승세로 전환, 코스피지수는 오후 2시32분 현재 전날보다 9.16포인트 올랐고, 중국 상하이지수도 14.86포인트 상승했다.

중국 위안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지난 2015년 8월 전격 평가절하 이후 가장 가파른 약세를 보였으며, 다른 아시아 국가 통화들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그 동안의 터키, 인도, 아르헨, 남아공 등 취약국 중심의 외국인 자금유출이 대만, 한국, 태국 등 기초경제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아시아 국가들로 확산되는 추세다.

태국의 경우 바트화 약세로 채권자금 유출도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증시와 통화가치가 유독 맥을 못 추는 것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시 소규모 개방경제이자 역내 공급체인망 역할을 해 온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신흥국 자금유출과 증시변동성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주식.채권 펀드의 신흥국 투자비중은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됐으며 1~6월 중 외국인의 한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및 인도 주식 매도세는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강영숙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찰스 쉬왑, 알리안츠 등은 중국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 감안시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면 신흥국 투자심리 악화가 불가피해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JP모건은 미국과의 금리차가 지속되면서 신흥국 환율 및 주가 반등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