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위기 심화...증시 자금유출 가속도

외국인 누적 아시아 주식매도, 2009년 이후 최대

2018-07-04     윤 광원 기자
미국의

 

신흥국들의 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베어마켓'에 진입한 증시들이 더 늘고 주가하락폭이 커지고 있으며, 외국인들의 아시아주식 누적 순매도 규모는 지난 2009년 이후 최대치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터키에 이어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등도 정치적 이슈와 미국 발 무역갈등으로 '불안 신흥국' 대열에 가세했다.

또 중국 등의 경제지표 부진에 이어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매파적'인 데 따른 조기 금리 인상가능성, 미-중 간 통상마찰 격화 등으로 미 달러화 강세가 심화되고, 신흥국 성장둔화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권자금의 '북미 쏠림'이 지속되고 신흥국들은 속속 베어마켓으로 내 몰리고 있다.

아르헨, 터키에 이어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도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했고 브라질, 유럽의 폴란드, 헝가리 등도 15% 이상 떨어져 베어마켓 진입 우려가 확산됐다.

신흥국 주식시장에서는 자금 유출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1월말 이후 외국인투자자들의 아시아주식 누적 순매도는 금년 2~6월 사이 322억8400만 달러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터키, 인도, 남아공 등 '취약국' 중심의 자금 유출이 타이완, 한국, 타이 등 대외 건전성이 양호한 아시아 국가들로 확산되는 추세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6월 중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규모는 일본 58억 달러, 한국 13억 달러, 타이완 21억 달러, 타이 15억 달러, 말레이시아 11억 달러, 인디아 5억 달러, 인도네시아 6억 달러 등으로 취약국인 터키(1억 달러 유입), 남아공(4억 달러 유출)보다 훨씬 많은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미 달러화 강세와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 증대로 외국인들은 위험자산에 대해 보수적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제금융센터는 "아시아는 중국 성장 둔화와 유가 상승에 취약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며 "성장 모멘텀 및 기업실적 개선세 약화 우려로 주식시장으로도 자금 이탈 압력이 확산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투자의견 '햐향'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강영숙 연구원은 "최근 신흥국을 둘러싼 강달러, 고유가, 무역분쟁 등의 불안요소들은 일반적으로 상호 병존하기 어려운 과제인 데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흥국 간 차별화를 보였던 지난 2013년과는 달리, 자본 유출과 함께 금융불안이 (한국 포함) 신흥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걱정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