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금융시장 혼란, 어디까지?

루피아화 가치 사상 최저치 경신, 외국인자금 이탈 확대

2018-07-18     윤 광원 기자
인도

 

루피아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확대되는 등, 인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1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도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확대되고, 루피아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루피아는 올해 아시아 통화들 중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이면서, 이달 5일 미 달러화 대비 환율이 68.9500루피아로 사상 최고치였다.

외국인 증권자금은 지난해 순유입에서 돌변, 지난 13일 현재 채권 63억 달러, 주식 8억 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신흥국 전반적인 리스크 오프 기조 속에 유가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확대, 내년 총선을 앞둔 '포퓰리즘' 정책과 재정악화 전망, 은행권 취약성 심화에 따른 성장저해 우려 등이 반영됐다고 국제금융센터는 분석했다.

우선 인도는 높은 원유수입 의존도로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과 경상적자 누증 우려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는 세계 3대 원유 소비국으로 원료수요의 80%를 석유에 의존하는데, 원유수입액이 전체 수입의 23%이고 국내총생산(GDP)의 2.5%에 이른다.

금년 들어 유가 상승으로 1분기 경상적자가 130억 달러로 전년동기의 26억 달러 대비 큰 폭으로 확대된 데 이어, 지난 6월 중 상품수지 적자는 166억 달러로 최근 5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또 집권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내년 5월 총선 승리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농가 지원을 중심으로 정부의 '선심성' 정책이 증가하면서 재정적자가 지난해 GDP의 6.9%이고, 정부부채는 GDP의 70.2%에 달한다. 재정적자와 정부부채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지난 2011년 2.4%에서 금년에는 11.7%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앙은행의 통화긴축에 따른 은행권 유동성 감소 등으로 하반기 이후 전체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소지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때 모렌드라 모디 총리의 '기업친화적' 정책으로 잘 나가는 듯 했던 인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것.

한편 인도는 최근 여성 및 아동 성폭행 사건 등으로 시위가 잇따르는 등 사회불안도 심화되고 있어,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미정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대외건전성 개선에도 불구, 인도는 경상적자 심화 및 재정건전성 악화 등으로 통화가치 약세와 '신흥국 리벨런싱'의 영향이 아시아 국가 중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