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활황에 미소짓는 삼성전기…하반기에도 파죽지세 예고

2018-08-20     양 동주 기자

올해 상반기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덕을 톡톡히 본 삼성전기가 하반기에도 기세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선두인 일본 무라타와의 격차를 더욱 좁힐 거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에 매출액 1조8098억원, 영업이익 20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6%, 영업이익은 19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2분기(2224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MLCC가 사실상 실적을 견인했다. MLCC가 포함된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의 2분기 매출액은 868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0% 증가했다. 무엇보다 삼성전기가 MLCC를 앞세워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실적을 끌어올리는 게 고무적이다. 

MLCC 수요 급증은 스마트폰 성능 향상과 통신기술(5G), 자동차 전장화에 따른 결과물이다. 전자기기 내 전류 흐름 및 신호 전달을 원활하게 하는 부품인 MLCC는 스마트폰, TV, 전기자동차 등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 대부분에 쓰인다.

MLCC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하반기 전망도 밝다. 고품질 MLCC 제조가 가능한 업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가격 하락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주요 거래처의 플래그십 신모델 수요 둔화로 모듈 및 기판 공급이 감소했지만 고부가 MLCC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IT용 MLCC 수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MLCC 호황은 출하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이 주요인”이라면서 “하반기에도 MLCC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쯤 되자 삼성전기가 무라타와의 매출 격차를 하반기에 얼마나 줄일지에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삼성전기의 강점 분야인 IT용 고품질 MLCC가 공급량 부족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다. 

게다가 삼성전기는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자동차 전장용 MLCC 시장에 대한 공략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중국 톈진공장을 고부가 IT용, 필리핀 공장을 범용 IT용, 한국을 전장용 3각축으로 재편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