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재 불구, 러시아 '맷집'이 세졌다.

디폴트 위기 터키와 달라 위기 가능성 낮다는 평가

2018-08-22     윤 광원 기자
러시아에

 

러시아가 미국의 추가 제재에도 불구하고, 디폴트 위기를 맞고 있는 터키와 달리 경제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직접회로 및 항공 전자공학에 사용되는 장비 등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는 수출품을 대상으로 추가 재제조치를 취했고, 북한과의 불법거래를 한 선박회사와 그 회사 운용자 들에 대한 재재도 계속 추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루블화 가치는 미 달러 대비 7.4% 절하됐고, 자산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그러나 터키처럼 위기를 맞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그 이유로는 첫째, 다른 신흥국들이 표를 의식해 표퓰리즘 정책을 펴는 것과 달리, 러시아는 재정의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외화부채가 과도하지 않고 국제유가도 낮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아울러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점령사태 관련, 루블화 '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해 시장의 신뢰를 쌓아왔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위기 가능성은 낮아도 '불안' 정도는 지속될 전망이다.

디폴트는 아니더라도 신흥시장 불안으로, 에너지에만 의존하는 '단선적'인 러시아 경제는 다른 신흥국 위기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최근 러시아는 전통적 우방이자 '반미연대'의 한 축인 중국과의 밀월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협력범위를 더 확대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양국의 교역수준은 아직 서방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이다.

증시의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지 않다.

최근 주가의 대폭 하락에도 불구, 러시아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5.4배로 2010년 이후 평균 수준에 그친다.

오은수 KB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돼야 하는데, 이는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면서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는 모멘텀이 나오거나, 가격적인 매력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추가 경제제재를 발표하면서, 경제적인 어려움도 수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관련 기업 1개사와 개인 2명, 슬로바키아 기업 1개사에 대해 추가 제재를 부과하고, "러시아가 향후 미국 제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한층 더 큰 경제적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의회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정황을 들어, 금융제재 등 더욱 강력한 추가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