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동차’ 본원 경쟁력 회복 절실…해결해야 할 과제 산적

본원 경쟁력 강화 통해 반등 성공한 포스코, 여건은 다소 달라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및 투자개발비 증대 등 여건 안 따라줘 본원 경쟁력 강화는 결국 車판매 확대, 그룹 차원 역량 집중 필요 완성차 중심으로 한 그룹 수직계열화, 자동차 부문 반등 절실

2018-09-13     문 수호 기자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총체적인 어려움에 빠져 있다.

자동차 생산 감소와 더불어 수익이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영업이익 감소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지배구조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순환출자 고리를 풀어야하는 숙제까지 떠안고 있다. 정몽구 회장의 숙원이었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 역시 난항에 빠져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침체는 무엇보다 자동차 판매 부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재무안정성은 매우 높지만 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 현재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동차’ 본원의 경쟁력 강화가 최우선 순위로 꼽히고 있다.

‘본원 경쟁력’ 강화로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벗어났던 기업의 사례로는 ‘포스코’가 있다. 포스코는 정준양 전 회장 시절 투자 남발로 인해 어마어마한 손실을 입었다. 이로 인해 권오준 전 회장 때는 창사 46년 만에 첫 적자라는 충격적인 굴욕을 겪어야 했다.

정준양 전 회장 당시 문어발식 확장 전략으로 인해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눈덩이처럼 늘어나 포스코 별도 기준 흑자와 별개로 연결 기준 적자를 면치 못했었다.

포스코는 이러한 어려움을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라는 기치를 걸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철강 부문에 사업 총력을 집중해 어려움을 극복했다.

물론 현대차그룹이 처한 현실은 포스코와는 다소 다른 부분이 많다. 포스코는 국내외 계열사들의 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라는 근원적 부문에서 난관에 처한 상황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똑같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그룹은 기본적으로 금융부문을 제외하면 완성차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가 이뤄져 있다. 금융부문 역시 자동차 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자동차 본원 경쟁력 회복이 최우선으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

 

◇ 현대차의 생존 위한 투자, ‘車 본원 경쟁력’ 강화 방안은?

기본적으로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완성차’와 현대모비스 및 현대위아 등 ‘부품’,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한 ‘철강’, 이외에 현대건설, 현대로템, 현대글로비스 등 모든 것의 중심은 ‘자동차’에 있다.

자동차 경쟁력이 약화된 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에 늑장 대응한 탓도 있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잇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라인업 부족은 현대차의 가장 큰 패착이었다. 여기에 중국, 미국 등 정치적 문제와 결부되면서 어려움이 가중됐다.

과거 포스코의 경우 투자를 줄이고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포스코와 같은 집중은 쉽지 않다. 신차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는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고, 해외 공장에 대한 투자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기아차 인도공장은 2019년 준공 예정인데 이러한 해외공장 투자는 필수적인 요소다. 세계적으로 각국에서 자동차 산업에 대해 높은 장벽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지 업체들과 합작법인이 없으면 진출 자체가 불가능하고, 브라질은 수출 시 30%가 넘는 공업세를 지불해야 한다. 기아차가 공장을 세우고 있는 인도는 수출 시 110%의 관세를 내야 한다. 사실상 국내에서 현지로의 수출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결국 전 세계 지역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현지 각국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세우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물론 공장을 세운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생산과 판매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공장을 세우고 신차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과 더불어 인력비용에 공장을 세운 후 들어가는 감가상각비, 공장가동률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미래성장동력 찾기와 이에 대한 투자도 같이 병행해야 한다. 최근 현대차는 카셰어링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결론은 포스코와 같이 투자를 최소화하고 구조조정을 통한 집중이라는 전략은 현대차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현재 자동차 본원 경쟁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해결해야 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재무구조는 안정적이지만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투자개발비와 고정비 확대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본원 경쟁력의 핵심은 결국 자동차 판매 확대다. 현대차 역시 이미 자동차 판매 확대를 위한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다. 이미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물론 유럽에 비해서도 빠른 신차 주기를 가져가고 있다. 비용 부담은 커지지만 판매량 유지와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판매량이 회복되고 있지만, 중국 등 수출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견줄 수 없는 부동의 자동차 시장 1위인 중국 시장은 현대차가 전략적으로 투자한 지역이지만, 사드보복으로 인한 피해로 2016년 이전의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

 

◇ 지배구조 개편 등 해결은 본원 경쟁력 확보에 ‘必’

자동차 본원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대차는 올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를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로 풀려고 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격과 국내외 자문평가단으로부터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무산되고 말았다.

빠른 지배구조 개편은 자동차 본원 경쟁력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의선 부회장이 전사적으로 본원 경쟁력 회복을 외치는 것과 지배구조 개편 및 GBC 건설 등 다양한 현안에 매달리는 것은 그룹 차원에서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배구조 개편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면,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GBC 건립은 시기상 좋지 않은 때와 겹쳤다. GBC 건립은 현대건설이나 현대제철 등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슈지만 자동차 부문이 순탄치 않은 시기인 만큼, 역량을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 부문 수익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차입금 유입으로 인한 부채 증가는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현대차와 계열사 간 수익을 배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기업인 현대차의 수익 악화는 계열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자동차 본원 경쟁력 회복이 절실한 상황에서 여러 난제를 안고 있는 만큼 우선순위를 두고 순차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의 신용도를 AAA 등급으로 평가한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가 하반기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면서도 “신차 사이클 편입을 통해 신용도에 걸맞은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