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쉴틈 없는 글로벌 경영 행보

지난 30일 2박 3일간 일정으로 베트남 출장길 직접 나선 스마트폰 사업 챙기기 대규모 투자 여부 관심

2018-10-31     양 동주 기자
재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해외 행보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일에 걸친 북미·유럽 출장의 여독이 채 가시지 않았을 시점에서 다시 베트남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올해만 벌써 일곱번째 해외 출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30일 2박 3일간 일정으로 베트남 출장길에 올랐다. 이달 초 북미·유럽 출장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만에 오른 해외 순방길이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 출장 기간 동안 스마트폰은 물론 디스플레이, 가전 생산라인,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점검한다.  

이 부회장이 베트남 방문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북미, 유럽, 중국, 일본, 인도로 출장을 나섰던 이 부회장은 베트남행 출장을 통해 올해 처음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첫발을 디뎠다. 전방위적인 움직임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베트남 출장을 스마트폰 사업에 연관짓는 분위기다. 중국 저가폰 공세로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재점검하기 위해서라도 베트남 출장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최대 생산 기지로 꼽힌다. 연간 생산량만 1억5000만대에 달하고 대규모 생산라인이 박닌, 타이응우옌에 자리잡고 있다. 

눈여겨 볼 점은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을 계기로 조만간 베트남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될 지 여부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베트남 추가 투자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신 효율성이 낮은 몇몇 해외 생산기지에서 철수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30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이 부회장과 면담한 응우옌 쑤언 푹 총리가 "삼성이 사업 규모와 범위를 계속 확대해서 베트남을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거점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전략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이 같은 추측은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베트남에 대한 장기 투자를 계속하고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출장을 계기로 이 부회장의 현안 챙기기가 더욱 가속화될 거란 의견도 나온다. M&A시장에서 큰손 역할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게산이다. 

삼성전자는 1년에 걸친 이 부회장의 공백 기간 동안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공백을 실감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에 방점을 찍기 어려운 현실을 겪으면서 그룹 안팎에서 최고의사결정권자의 부재에 대한 우려를 감출 수 없는 분위기가 부각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국내 AI 스타트업 플런티 인수 이후 1년여 동안 M&A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네트워크 트래픽 분석 기업 '지랩스'를 인수를 통해 다시 M&A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신사업 발굴과 함께 현안 점검과 대책 마련 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번 베트남 출장을 통해 기존과 다른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현안을 직접 챙긴다는 의미에서도 공격적인 결단이 연달아 발표되더라도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