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다운사이클 우려 비웃는 나홀로 고공행진

2018-11-15     양 동주 기자
[사진=연합뉴스]

금호석유화학의 약진이 유독 돋보이고 있다. 업계 빅3가 일제히 부진한 올해 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상황이라 금호석유화학의 상승세가 더욱 부각되는 형국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4506억원, 영업이익이 1510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4일 확정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0.4%, 영업이익은 161.4% 증가한 수치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3분기에 매출액 1조2052억원, 영업이익은 578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호실적은 석유화학업종이 다운사이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 속에서 일군 결과물이다.

최근 석유화학업계는 전년 대비 대폭 상승한 원재료 가격 상승에 큰 부담을 안고 있던 상태였다. 원재료인 나프타로 화학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 업계에 고유가 기조는 곧 원재료 확보 비용 증가를 뜻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 기미를 나타내지 않는다는 것도 고민거리였다. 미국이 중국산 가전제품과 IT 기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관련 소재 가격은 급락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양국의 갈등국면이 심화될수록 완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이는 석유화학업계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실제로 지난 14일 일제히 올해 3분기 확정 실적을 공시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업계 빅3는 전년 동기 대비 저조한 성적표를 공개한 상태다. 

LG화학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7조2348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3970억원) 대비 13.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24억원으로 전년 동기(7897억원) 대비 23.7%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3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액 4조2476억원, 영업이익 50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2% 감소했다. 

한화케미칼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질 쳤다.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은 2조3118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130억원) 대비 0.0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4% 줄어든 938억원에 그쳤다. 

경쟁사들과 달리 금호석유화학이 실적이 돋보일 수 있었던 건 주요 사업군인 페널유도체 부문의 호조 때문이었다. 산업용 원료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페놀유도체는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의 주력 생산품이다. 다른 페놀 생산업체의 공급 차질로 인해 판매단가가 상승한 덕을 톡톡히 봤다. 

또한 원재료인 벤젠 가격이 유가상승으로 강보합세를 보이다가 3분기 말에 접어들면서 하락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합성고무 등 기본 사업부문에서도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증권가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페놀유도체의 4분기 영업 이익은 전분기에 이어 증가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올해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더라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자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치열한 업계 1위 싸움 뿐 아니라 한화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 간 업계 3위 다툼이 본격화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볼륨만 놓고 보면 한화케미칼이 여전히 많이 앞서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보자면 금호석유화학의 흐름이 좋은 상태”라며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부문이 어떤 변수를 만들지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