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 딛은 농심, 내수 점유율 되찾는다

2018-11-29     천 진영 기자
농심

농심의 국내외 사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발 사드 여파는 거래 규제가 풀리면서 정상화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도 월마트 등 핵심 유통 채널에서 성과를 거두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주춤하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역시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 중국 법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난 41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국 법인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625억원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위안화 절하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0.3%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말 가격 인상 효과가 가시화되는 것”이라며 “한국 식품기업 중 가장 빠르게 사드 여파를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농심은 지난해 중국에서 국내 유통회사들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 제품을 납품할 수 없었던 만큼 매출과 영업이익에 타격을 입었다. 사드 사태 이후 지난해 중국법인 연 매출은 2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366억원) 급감했다. 그러나 내부 규제로 부진했던 유통망이 풀리면서 중국 사업은 점차 회복해 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중국사업 매출은 2억8000만 달러로 최대치가 예상된다”며 “중국 온라인 사업도 매년 비중을 늘려가고 있으며, 약 1700만 달러의 최고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특설 매대를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지난해 상반기 대표제품 신라면은 미국 내 월마트 전 점포 4692개점에서 판매를 개시했다.

이 연구원은 “월마트 등 대형 주요 거래처를 통해 주류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판매하는 제품의 종류를 확대하고 용기면이 나 다양한 포장으로 소비자 니즈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정체기를 맞은 국내 라면시장에서도 점유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농심의 3분기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55.1%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52.7%)보다 증가했으며, 전년 동기(55.8%)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경쟁사의 가격 할인 파급력이 약해지고 있는 데다 농심이 최근 추진하는 대형브랜드 확장전략이 성공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제품력 우위인 농심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연말까지 확장제품 2~3개가 더 출시되면서 2019년에는 이 같은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내년 초 라면 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천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