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116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남북 군사긴장 완화 가속화

2018-12-05     황 양택 기자
[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이 경기·강원 등 접경지역 내 부지 3억3699만㎡를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116배에 달하는 크기로, 1988년(9억5200만㎡)과 1994년(17억1800만㎡)에 이어 세 번째 대규모 해제 조치다.

국방부는 5일 “‘국방개혁 2.0’에 따라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군사시설 조성을 추진해왔다”며 “3억3699만㎡ 부지를 군사시설 보호구역에서 해제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21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 심의위원회’를 열고 해제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지역별로 보면 강원(63%)과 경기(33%) 등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는 접경지역의 보호구역 위주로 해제가 이뤄졌다.

특히 강원 화천은 1억9698만㎡이 해제돼 관내 보호구역 비율이 64%에서 42%로 낮아졌다. 경기 김포(2436만㎡)도 80%에서 71%로 줄었다.

군 당국은 부지 해제 조치 외에도 통제보호구역 1317만㎡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 128만㎡의 제한보호구역을 새로 지정했다.

또 전주 헬기부대가 내년 1월 이전함에 따라 기본 부지의 비행안전구역 142만㎡를 해제하고 이전 예정지에는 비행안전구역 136만㎡를 새로 지정했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국방부는 지역주민의 불편 해소와 군의 작전적 측면을 종합적이고 심층적으로 검토해 이번 군사시설 보호구역 규제완화 방안을 마련했다"며 "접경지역의 민과 군이 함께 상생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군 당국은 군사시설 보호구역 중 2470만㎡에서 개발 등에 관한 군 협의업무를 지방자치단체에 위탁하고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출입절차도 간소화기로 했다.

합동참모본부 심의위원회는 최근 지자체 위탁 관련 안건을 의결했으며, 내년부터 민간인출입통제소에 무선주파수 인식 시스템인 RFID를 신규 설치하기로 했다.

합참은 "앞으로 민통선 출입객에 대한 정확하고 신속한 신원확인을 통해 국민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출입시스템을 지속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정은 이날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전국적으로 군사시설 보호 지정 지역이 서울 면적의 15배인 약 9000㎢에 달한다"며 "재산권 행사 제한으로 인해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올해 판문점 선언과 평양공동선언 등 남북 간의 군사 긴장 완화 국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이제 군사시설 보호구역도 시대 변화에 맞춰 작전상 필요한 곳은 유지하되 아닌 곳은 해제하고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그동안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대해 주민들이 불편함과 억울함을 토로해왔다"며 "당정은 접경지역 등에서 반드시 필요한 보호구역 외에는 해제하거나 완화하는 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