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가전사만 보면 위축…삼성-LG전자와 가격협상 돌입

삼성․LG전자, 원료값 하락에 톤당 3만원 인하 요구 철강업계, 내년 초 추가인하 가능성에 난감한 입장 일부 철강업체, 적자폭 커지며 물량 반납 사태

2018-12-20     문 수호 기자
삼성전자의

국내 철강업체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과 원자재 공급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최근 철강업계와 가전업계는 과거와 달리 분기별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가전사들은 철강업체들에게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가격인하의 요인은 철광석 등 일부 원료 가격의 하락 때문이다. 원가가 내려간 만큼 가격을 내려달라는 것. 철광석 가격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때 64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보였다.

가전사들은 3분기 원료 가격이 다소 주춤하면서 원가 절감이 이뤄진 만큼 제품가격에 이를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철강업체들은 12월 가격인하에 따른 소급적용 요구에 최대한 반응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등 가전업계에서는 톤당 3만원 정도의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철강업체들인 내년 초 추가적으로 톤당 2만원 정도의 인하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번 가격인하 요구에 난감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제품별로 아연도금제품은 포스코와 가전사들의 가격협상 결과에 따라 전반적인 가격 향방에 정해질 전망이다. 컬러강판의 경우 시장 내 영향력이 가장 큰 동국제강이 주도적으로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포스코와 가전사의 협상 결과가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LG전자가

최근 철강업계는 삼성전자와의 공급계약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디케이동신의 경우 반년 전 물량 신규 공급계약을 했지만, 높은 품질 수준 요구로 포기한 바 있는데 최근에는 매출 300~400억원에 이르는 기존 공급물량마저 반납했다.

업계에 따르면 디케이동신이 물량을 포기한 이유는 적자 때문이다. 팔면 팔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중소업체 입장에서 감당하기 힘든 적자 수준에 몰리면서 매출을 포기해버린 것이다.

가전업계는 국내 물량의 경우 중국산 수입 가격을 비교군으로 제시하며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고, 해외 수출 물량의 경우 현지 업체들의 공급가격 수준을 원하고 있어 철강업체들의 적자폭이 점점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가전사들은 해외 수출 물량의 경우 철강업체들에게 원달러 환율 1100원 중반대를 책정해 적용하고 있다. 올해 환율이 1000원대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도 변동 없이 유지하면서 철강업체은 심각한 환차손을 입은 바 있다.

한 철강업체 관계자는 “디케이동신과 같은 중소기업의 경우 가전부문의 적자를 메울 방안이 없기 때문에 매출을 포기한 것”이라며 “일부 고급 제품에 들어가는 특정 물량이 아닌 이상 대부분 가전사를 대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가전사들의 영업이익이 엄청난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반도체를 제외한 영상가전이나 생활가전 쪽은 그리 좋지 못한 편으로 알고 있다. 연말 임원 인사로 사업부문별 수장 교체 시마다 강력한 가격인하 요구가 있었다”며, “사업별로 개별 성과급 체계로 이뤄져 있는데다 원가에서 철강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제일 먼저 원가절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