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넷플릭스·구글과 협업… "미디어 환경 격변 조짐"

"외국기업과 협력 통한 경쟁력 강화에만 몰두" LG유플러스 "미디어 생태계 발전위한 것… 긍정적 효과"

2019-01-18     진범용 기자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국내 콘텐츠 사업을 장려하기보단 외국기업과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는 지난해 11월부터 협력해 IPTV, U+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넷블릭스가 셋톱박스에 내장된 건 LG유플러스가 처음으로 별도의 OTT를 통해 넷블릭스를 서비스하는 딜라이브나 CJ헬로와는 상황이 다르다.

구글과는 공동으로 콘텐츠 펀드도 조성해 상반기 내 VR 콘텐츠를 제작, LG유플러스의 VR 전용 플랫폼과 유튜브를 통해 독점 제공할 방침이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이 국내 콘텐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상파 3사(KBS·MBC·SBS)가 공동 출자한 '푹' 서비스를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린 'CES 2019'에서도 SK텔레콤은 국내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이먼트와 손잡고 VR 콘텐츠를 선보였다. 반면 LG유플러스는 구글과 VR 콘텐츠 공동제작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넷플릭스와 구글의 한국 시장 진출이 국내 미디어 생태계를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LG유플러스의 정책이 시장 생태계를 빠르게 붕괴시킬 수 있다는 것.

실제로 한국방송협회는 지난해 5월과 11월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당시 협회 측은 "LG유플러스가 수익의 85%~90%를 넷플릭스에 배분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국내 사업자에 대한 단순 역차별을 넘어 국내 콘텐츠 제작재원으로 돌아가야 할 수익을 거대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타법인 출자, 투자 현황에서도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육성이나 사업 활성화, 벤처투자 등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신 3사의 분기 재무재표를 보면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포털사업), 달리웍쉬(기술확보), CJ헬로비전(콘텐츠 확보), 트레져헌터(콘텐츠 확보), 패밀리(콘텐츠 확보), 에스엠컬처앤콘텐츠(콘텐츠 확보) 등에 타법인 출자를 했다. KT 역시 사업활성화를 위해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경기-KT 유진 슈퍼맨 펀드, 케이뱅크 등에 출자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경우 단말사업과 단순투자, 경영참가에만 타법인 출자를 했다.

LG유플러스가 국내 콘텐츠 사업 육성보단 외국기업과 협력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LG유플러스 측은 국내 미디어 생태계 파괴나 국내 콘텐츠 사업 장려가 부진한 것이 아니라며 해명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들의 국내 사업 진출을 통해 오히려 미디어 생태계가 활력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향후 국내 콘텐츠 사업 활성화를 위해 투자도 검토하고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제휴를 통해 보충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진범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