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한국판 CES…'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 개최

CES 2019서 공개한 혁신 기술 및 제품 전시 촉박한 준비 시간 및 소통 부족 문제 제기돼 1월 31일까지 DDP서 전시…일반에 무료 개방

2019-01-29     정예린 기자
삼성전자의

한국판 CES을 꿈꾸는 ‘한국 전자IT산업 융합 전시회’의 막이 올랐다. CES서 공개한 혁신 기술을 국내에서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전시 규모, 준비 과정에서의 잡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전자 IT산업 융합 전시회’가 29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고, KOTRA,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창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다.

기자가 찾은 이날 전시회는 당초 오후 12시부터 일반에 오픈될 예정이었지만 예고된 시간보다 약 30분 일찍 입장할 수 있었다. 내부는 여전히 준비로 분주했다. 참가 기업들에 12시에 오픈할 것이라는 공지와 달리 이른 개방으로 안내 직원들이 부스에 도착하지 않았거나 교육을 받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지난 11일(미국 현지시간) 성료 한 CES 2019에 참가한 우리 기업 317개 중CES에서 큰 주목을 받은 40개사가 참여한다. ▲대기업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네이버 등 4개사 ▲중견기업 코웨이 등 1개사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유진로봇, 삼성 씨랩(C-Lab) 3개사, 아날로그플러스 등 35개사가 주요 제품과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선보인 QLED 8K TV, The Wall (더 월), 마이크로 LED 모듈 디스플레이, 디지털 콕핏 2019, 5G 네트워크 장비 및 시연 스마트폰, 아이소셀 이미지센서, 웨어러블 보행 보조 장치 3종 GEMS-H, GEMS-A, GEMS-K 등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커넥티드 라이프를 구현하는 ‘디지털 콕핏 2019’은 지난해보다 사용자 경험과 안정성을 업그레이드했다. 전년 대비 3개의 스크린이 추가돼 총 6개의 스크린으로 구성되며, 전 좌석 개인에게 최적화된 환경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제공한다. 좌석마다 배치된 스크린으로 웹서핑은 물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고, 옆 좌석의 스크린과 같은 화면을 공유할 수도 있다.

특히 ‘디지털 콕핏 2019’는 직접 체험도 가능해 방학을 맞아 친구, 가족과 함께 방문한 어린 학생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최초로 로봇 플랫폼 ‘삼성봇’과 웨어러블 보행 보조 장치를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웨어러블 보행 보조 장치 GEMS만 공개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개발 단계에 있긴 하지만 GEMS-H는 웨어러블 보행 보조 장치 3종 중 유일하게 임상실험 거친 제품으로 상용화 전 더욱 편리한 사용감을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나 재활훈련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LG전자는 롤러블 OLED TV ‘LG 시그니처 OLED TV R’, 수제 맥주 제조기 ‘LG 홈브루’, LG 오브제 등을 전시했다. 국내에서 일반에 최초로 공개되는 롤러블 TV와 LG 홈브루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LG전자 관계자는 “LG 홈브루 체험단을 진행하고 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맥주가 완성되는데 2주라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체험단에 참가한 이들이 서로 그 과정을 공유하며 지적되는 문제들도 개선해 올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로봇팔 ‘엠비덱스’ 등 로봇 제품과 기술을, SK텔레콤은 홀로박스, 옥수수 소셜 VR 등을 선보였다.

모픽의

이 외에도 삼성 씨랩의 우수 과제 및 스핀오프 기업이 혁신 기술과 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삼성 씨랩에서 스핀오프한 모픽은 3D 스마트폰 케이스를 선보였다. 별도의 3D 안경 없이 케이스를 스마트폰 화면에 끼우면 3D 콘텐츠를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가격도 2만원대로 저렴하다.

모픽 관계자는 “현재는 갤럭시와 아이폰 모델만 준비돼 있으나 향후 추가할 계획”이라며 “2D 콘텐츠도 케이스를 끼우면 3D로 볼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해 판매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 전자 IT산업 융합 전시회’는 청와대의 요청으로 개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에서는 특정 기업 및 지속적인 업계의 건의로 준비했다고 발표해 정부와 업계의 입장이 엇갈렸다.

업계 관계자는 “청와대에서 특정 기업의 요청으로 관련 행사를 준비했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기업들은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며 “정부 주도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짧은 시간이 주어졌다고 준비를 소홀히 할 수도 없고, 청와대가 개입돼 있는 사안이라 자유롭게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개최 과정에서 촉박했던 준비 시간과 통보식의 요청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참가 업체는 주최 측의 자의적인 선정으로 구성돼 리스트를 주최, 주관하는 기관에서 작성했다”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던 만큼 부스 설치 등 준비 기간이 일주일밖에 없었고, 대행사는 일주일 전에서야 참가 업체 리스트를 받아 세부 내용을 조율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전자 IT산업 융합 전시회’는 오는 31일까지 3일간 열린다. 일반에 무료로 개방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