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 금융안정 저해 우려"

2019-02-07     김호성 기자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 발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다시 내놨다.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가 시중은행의 역할 축소 등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국은행은 지난달에도 가상통화 TF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보고서를 통해 CBDC 발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김영식 서울대 교수와 권오익 한국은행 부연구위원은 7일 BOK경제연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가 상업은행의 요구불예금을 대체하며 금융안정이 저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의 요청에 따라 언제든 수시로 지급할 수 있는 통화성 예금이다. 이에따라 요구불예금 역시 현금과 함께 협의통화(M1)으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중앙은행이 각 개인에게 계좌를 개설해주고 CBDC를 예치해주는 '계좌 개설형' CBDC 발행을 기반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의 모형에 따르면 CBDC는 현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취급되고 보유고에 따라 일정 이자가 지급된다. 

예금자가 원할 때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상업은행 요구불예금과 CBDC는 완전 대체 관계가 된다. 이에 따라 예금자는 여유자금을 상업은행요구불예금이나 CBDC 형태로 보유한다. 

이론 모형 분석 결과 상업은행 요구불예금이 CBDC로 옮겨가면서 상업은행 요구불예금이 일부 유출된다. 

문제는 요구불예금이 줄어들면 상업은행 대출 금리가 상승한다는 점이다. 요구불예금이 감소하다 보니 상업은행은 상대적으로 조달 비용이 큰 은행성 수신 등에 의존해야 한다. 결국 조달 비용을 메꾸기 위해 대출 금리를 올릴수 밖에 없게 되고, 유동성 부족 현상을 유발한다.  

이로 인해 시중은행들은 예금 입출금 업무보다 대출 업무에 더 주력하게 되면서 역할이 줄어들게 되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CBDC로 대체되는 요구불예금만큼 중앙은행이 상업은행에 대출해주면 상업은행의 신용공급이 축소되지 않고 금융안정도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