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둔갑한 ‘한강어촌체험마을’…김포시 “나 몰라라”

혈세 15억원 들여 건축, 특정 조합법인에 5년 무상임대 대놓고 식당 영업, 조합법인 “식당처럼 보이지만 식당 아냐”

2019-02-11     최태용 기자
경기도

지역경제 활성화, 어민들의 이익 증대를 위해 혈세 15억원을 들여 조성한 ‘한강어촌체험마을’이 특정 집단의 이익에 이용되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는 지난 2013년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하성면 전류리에 한강어촌체험마을을 조성했다고 7일 밝혔다.

부지면적 1184㎡, 연면적 700여㎡로 지하1층, 지상2층 규모다. 건물 조성에만 국비 12억원, 도비 8800만원, 시비 2억1200만원이 들었다. 2016년 12월 시에서 사용허가를 내줬고 이듬해 9월 문을 열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을 주차장과 창고로, 지상 1‧2층을 관광객과 지역 어민들을 위한 음식체험장‧판매장‧세미나실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포시로부터 건물을 5년 무상 임대받은 영어조합법인 한강어촌체험마을은 현재 옥상을 포함한 건물 전체를 ‘000 무한리필’이라는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다.

건축물 대장에 주차장으로 등록된 지하 1층엔 식탁 예닐곱 개와 계산대‧창고가, 소매점으로 등록된 지상 1‧2층은 전시장과 체험장이 있어야 하지만 역시 식탁들이 놓여 있다.

‘000 무한리필’은 한강어촌체험마을 법인 조합원들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법인은 영업이익의 10%를 마을 발전에 쓰고, 나머지 90%를 조합원 10여명이 나눠 갖거나 사업 준비자금 등으로 적립한다. 

전류1리의 한 주민은 “이름만 체험마을이지 건물 전체가 그냥 식당으로 쓰인다”며 “봄‧가을엔 사람이 너무 몰려 동네가 소란스러워지고 주차 문제로 몸살을 앓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강어촌체험마을 법인 관계자는 “식당처럼 보이지만 식당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재무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 부분(마을 발전에 쓸 영업이익 10%)은 추후 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를 감시‧계도해야 할 경기도 김포시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여러 차례 민원이 들어와 내용을 인지하고는 있다”면서도 “수산팀 인력이 3명뿐이다. 특별한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최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