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사장 “5G는 시장에서 만들어준 기회…시장 지위 회복이 1차 목표”

"기술적으론 폴더블폰뿐 아니라 롤러블폰도 가능" 한국, 미국, 일본이 주요 시장…중국은 선별적 대응 5G폰 ‘LG V50 씽큐 5G’·4G 플래그십폰 ‘LG G8 씽큐’ 출시

2019-02-17     정예린 기자
15일

“5G는 LG전자가 보유한 기술적 강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시장에서 만들어준 기회다.”

권봉석 LG전자 MC/HE 사업본부장 사장이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5G 상용화를 맞이해 스마트폰 사업 재도약을 준비하는 LG전자의 다짐과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권 사장은 5G스마트폰 ‘LG V50 씽큐 5G’와 4G 플래그십 스마트폰 ‘LG G8 씽큐’ 출시로 투트랙 전략을 가져간다고 밝혔다.

그는 “5G로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라면 5G폰도 보급형을 출시해 운영할 계획이지만 시장 형성이 빠르지 않다면 4G LTE라인을 보강하는 투트랙으로 두 가지 모두 염두에 두고 가는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며 초기 시장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LG전자는 5G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한국,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 중심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을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다. 권 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1차 목표는 주요 시장에서 실적을 내 매출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중국 시장은 자국 업체와의 경쟁 등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봉석 사장은 “현재 MC본부 상황상 메인스트림에서 지위를 회복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다만 시장이 그렇게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 전년 대비 높은 매출 성장을 목표로 잡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음주 열릴 ‘갤럭시 언팩 2019’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출시가 유력한 가운데 LG전자가 듀얼 디스플레이폰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LG전자는 듀얼 디스플레이폰 출시가 아닌 5G 전용 ‘LG V50 씽큐 5G’와 별도의 듀얼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출시해 다양한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권 사장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적용 유무에 관한 질문에 “사업은 항상 사업 현실에 맞게 해야한다”고 답했다. 폴더블폰 초기 수요 예측에 대해 반응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섰다가 적자폭이 확대될지 모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과거 LG전자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던 산업 트렌드를 따르지 못해 범했던 우를 다시 반복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권봉석 사장은 “LG전자는 이미 롤러블 TV를 선보이며 폴더블보다 앞선 기술을 선보인 바 있어 5G에 맞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라며 “아직까지 관련 디스플레이의 필요성에 대한 시장 반응 및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시기 상조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쪽이든 준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부족한 UX는 통신 업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하며 외부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권 사장은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모두 다 할 수 있을 것이란 건 과도한 자신감”이라며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TV에서도 오픈파트너십을 하듯이 우리의 인공지능 기술을 외부와 협력해 퀄리티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권 사장이 MC사업본부장으로 부임 이후 처음 가진 공식 기자간담회로, MC사업의 근본적 문제와 HE사업에서의 성공 DNA를 MC사업에도 심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 섞인 질문들도 이어졌다.

그는 “내부적 관점에서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꾸준히 했고 성과가 나오는 시점 같다”며 “더 보완해야 한다면 이제는 외부적인 시각에서 고객의 불편함, 개선 요구 등 시장과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들이 원하는 쪽으로 LG전자 스마트폰의 아이덴티티를 일관성 있게 유지한다면 빠른 시간 내 경영 성과를 낼 것이라 믿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권 사장은 “HE본부와 MC본부는 사업 특성 자체가 거실에 놓고 쓰는 TV와 손에 잡고 있는 스마트폰이 차별화되는 부분이 많다”면서도 “디스플레이 등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MC본부만의 사업 특성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