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민주당, 시당위원장 자리 놓고 ‘뒷말’ 무성

윤관석, 작년말까지만 맡기로 합의?…“벌써 2월인데” 윤 의원 “그런 합의 없어”…말 아끼는 신동근 의원

2019-02-19     최태용 기자
신동근(왼쪽),

민주당 인천시당의 시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현직 시당위원장 윤관석(남동을, 재선) 의원이 지난해 말까지만 직을 맡고 신동근(서구을, 초선) 의원에게 넘기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시당은 지난해 8월 당내 논의를 통해 윤 의원을 시당위원장으로 합의 추대했다고 19일 밝혔다. 임기는 2년으로 내년 8월까지다.

합의 추대는 경선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당내 갈등을 막고 선거비용 절감을 위해 이뤄졌다. 당원들의 의사 반영이 무시된다는 비판도 따랐지만 지방선거 직후인 탓에 ‘화합’이라는 뜻에 다수가 동의해 무마될 수 있었다.

특히 윤관석, 신동근 의원의 합의가 결정적이었다. 당시 경선이 치러졌다면 이 둘이 경쟁을 벌여야 했다. 합의 이면엔 윤 의원이 먼저 1년을, 신 의원이 나중 1년을 맡기로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인천의 민주당 당원 A씨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윤관석 의원에 대한 반감을 가진 지역 당원들이 많았다”며 “신동근 의원과 합의가 없었다면 윤 의원이 시당위원장이 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2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시당위원장에서 사퇴한 박남춘 시장의 잔여 임기를 소화했다. 지방선거 기간 윤 의원이 시당위원장을 맡았는데 그때 지역 당원들의 인심을 잃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윤 의원은 지난해 말쯤 지역위원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연말까지만 시당위원장을 맡고 해가 바뀌면 신동근 의원에게 직을 넘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원 B씨는 “올해 초 신 의원에게 직을 넘기겠다는 얘기가 나왔고 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며 “2월이 절반 넘게 지나자 당원들 사이에서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선 국회의원이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윤 의원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직을 내려놓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광역시·도당 위원장이 공천에서 탈락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신동근 의원은 말을 아끼면서도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신 의원은 위키리크스한국과의 통화에서 “동료 의원이 연관된 일이어서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면서도 “알려진 얘기들은 모두 사실이다. 지금은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관석 의원은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윤 의원은 “그런 합의를 한 적 없다. 시당위원장직을 어떻게 나눠 갖나”라며 “근거 없는 헛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윤관석, 신동근 의원은 지난 2010~2011년 송영길 시장 시절 인천시에서 각각 대변인과 정무부시장으로 함께 일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태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