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 발사장’ 재건 움직임 포착...불편한 심기 드러낸 김정은 위원장?

2019-03-06     황양택 기자
[사진=연합뉴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재건 움직임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하노이 북미협상 결렬에 대해 북측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신년사 당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던 김 위원장의 발언이 다시 부각되는 모양새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 사이트들은 최근 촬영한 상업 위성사진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움직임들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 해체 작업이 진행됐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일 사이 일부 구조물을 다시 짓는 작업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북미협상이 시작될 무렵 이동구조물과 엔진시험대를 해체하는 작업이 이뤄졌으나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이동건축물이 다시 만들어지고 있으며 엔진지지 구조물도 다시 조립되고 있다는 게 38노스의 분석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역시 상업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CSIS는 수직 엔진시험대와 발사대의 궤도식 로켓 이동구조물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결타워의 덮개도 열려 있어 발사대가 보인다고 밝혔다.

CSIS는 “하노이 정상회담 이틀 뒤 이뤄진 새로운 활동으로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해제하라는 북한의 요구를 거절한 것에 대해 단호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북한 측에서 일종의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도 보이는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신년사에서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들고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의 한 선전매체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원인이 미국 측에 있다면서 ‘새로운 길’을 언급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조선신보는 이날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 원인이 미국의 협상 태도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전에 동시행동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신보는 "핵 시험과 탄도 로켓 시험발사의 중단조치를 이미 취한 조선(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핵무기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을 데 대한 의지를 실천에 옮기는 비핵화 조치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유엔제재의 일부 즉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의 제재를 해제하면 영변의 모든 핵물질 생산시설을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두 나라 기술자들의 공동작업으로 영구적으로 완전히 폐기한다고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의 기회를 영영 놓치고 미국제일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의 체면이 손상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조선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전에 조미 신뢰조성을 위한 동시행동의 첫 단계공정을 바로 정하고 그 실천준비를 다그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측의 이와 같은 활동들에 대해 그 의도를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5일)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철거 시설 중 일부가 복구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전문가 사찰시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과 협상 실패시 시설을 다시 이용하기 위한 가능성 둘 다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런 활동들이 하노이 회담 이전에 시작된 것이라면 북한이 발사장 해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착수한 것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측에서 미사일 활동을 부각시키더라도 실제 협상 방향을 선회하기보다는 비핵화 조치에 대해 미국과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 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일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