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왜이래" 전두환, 재판서 공소사실 부인..."헬기 사격설 확인 안돼"

2019-03-11     황양택 기자
[사진=연합뉴스]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날 오후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는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전씨에 대한 공판이 진행됐다.

전씨 측은 법정에서 “과거 국가 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회고록을 쓴 것”이라며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아직 확인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자리에는 전씨의 부인인 이순자 여사가 신뢰관계인 자격으로 동행했다.

검찰은 국가기록원 자료와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통해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며 전씨가 자신의 회고록에 허위 내용을 작성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씨 측의 법률 대리인 정주교 변호사는 5.18 당시 헬기 사격설의 진실 여부에 대한 증명이 충분히 이뤄져 있지 않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정 변호사는 전씨가 본인의 기억과 국가 기관 기록, 검찰 수사 기록 등을 토대로 확인된 내용을 회고록에 기술했다며 고의성을 가지고 허위사실을 기록해 명예를 훼손한 게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형사소송법 319조에 따라 이 사건의 범죄지 관할을 광주라고 볼 수 없다며 재판 관할 이전을 신청했다.

앞서 전씨는 재판을 받기 위해 낮 12시 30분께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전씨는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고 답하고 법정에 들어갔다.

한편, 전씨를 고소한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전씨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는 “전씨가 석고대죄해야 하지만 그것이 어려우면 죄를 지었다는 한마디라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 많은 일을 저지르고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주범이 광주 법정에 섰다”며 "오늘이 참으로 역사적인 날로써 광주 5·18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에 중요한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