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수첩] 73세 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노욕(老慾)

2019-03-13     이한별 기자
[사진=연합뉴스]

BNK금융지주가 최근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을 통해 금융지주 최초로 최고경영자(CEO)의 연임 횟수를 한 차례로 제한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지배구조 개선으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지완 BNK금융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BNK금융은 이번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회장의 장기 집권에 따른 폐해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BNK금융의 이번 지배구조 개선 방안은 2010년 '신한사태' 후 통상 나이 제한 등으로 회장의 장기 집권을 차단하는 금융지주사들의 추세에 역행한다. 

경쟁사인 DGB금융지주는 회장의 선임·재선임 나이를 67세로 제한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신한금융은 회장의 선임 제한 연령이 67세 미만이며, 연임의 경우 70세를 못 넘도록 하고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 또한 회장 선임·재선임 연령을 70세 미만으로 제한한다.

이에 따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1952년생으로 올해 67세다. 뒤를 이어 △김태오 DGB금융 회장 65세(1954년생) △윤종규 KB금융 회장 64세(1955년생)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62세(1957년생)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60세(1959년생) 등 연령대가 60대에 쏠려있다. 

반면, 김지완 회장은 1946년생으로 금융지주 회장 중 최고령인 올해 73세다. 다른 금융지주처럼 연임 제한을 70세 미만 등 나이로 두게 되면 연임이 불가능한 셈이다. 

BNK금융의 이번 지배구조 개선이 고령인 김지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열어 둔 꼼수로 비쳐지는 이유다.

보수적으로 꼽히는 금융권에서도 70대 고령에 해당하는 회장 나이는 논란거리다.

김지완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 당시에도 "70세가 넘는 노령의 나이로,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환경에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며 BNK금융 주력 계열사인 BNK부산은행 노동조합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공자는 논어 ‘계씨(季氏)’편에서 군자가 노년에 경계해야 할 것으로 '탐욕'을 꼽았다. 

BNK금융의 이번 지배구조 개선이 권력을 쥐고 놓지 않으려 애쓰는 김지완 회장의 노욕(老慾)으로 남을까 우려스럽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