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회 정면충돌... ‘비상사태 무력화’ 의회결의안에 거부권 행사하다

2019-03-16     문수호 기자
도널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래 처음으로 의회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 의회(상․하원)를 통과한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저지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발동했다.

그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비용을 의회의 승인 없이 조달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미 의회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저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내용의 의회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자유가 있고 나는 그것을 거부할 수 있는 의무가 있다”며 “우리의 이민 정책은 한계점을 넘어섰다. 이는 국가적 비상사태”라고 말했다.

그는 “위험하고 신중하지 못한 의회 결의안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취임 이래 처음으로 의회 결의안을 거부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에만 7만6000명 이상의 외국인이 체포되거나 입국 불허됐고, 올해에만 100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와 70개 그룹이 국경을 넘으려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한 의회 결의안은 지난달 25일 상원에서 본 회의를 거쳐 통과됐으며, 26일 하원에서도 통과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결 소집 계획을 밝혔다.

미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률안이나 결의안이 재의결되려면 상원 100명과 하원 435명에서 각각 2/3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미 언론은 이번 결의안이 재의결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상원 59명, 하원 245명으로, 이는 민주당 의원 전원과 더불어 공화당의 상원 12명, 하원 13명 의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재의결을 위해서는 공화당에서 추가로 상원 8명, 하원 45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