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이어 가동률도 곤두박질...제조업 경기에 '직격탄' 우려

2019-03-31     김완묵 기자

우리 산업을 거의 먹여 살려오다시피 해오던 반도체 분야가 요즘 맥을 못 추고 있다. 최근 들어 반도체 수출액 감소세가 눈에 띄는 가운데 반도체 제조업 가동률도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통계청의 광업·제조업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반도체 제조업의 지난달 가동률지수(계절조정, 2015년=100)는 97.1로 잠정 집계돼 한 달 전보다 4.0%포인트 하락했다. 가동률지수는 생산능력에 비춰 생산실적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보는 지표로서 호황기에는 100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수치를 보이나 불황기에는 그 수치가 100 이하로 곤두박질 치게 된다.

작년 10월에는 114.1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는데 이후 4개월 연속 하락한 결과 100 아래로 주저앉았고 2015년 8월(98.2) 이후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반도체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2015년 7월 91.0을 기록한 후 43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실상 3년 이상을 지속했던 반도체 호황기가 시작되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는 반도체 수출액 증감 추이에서도 드러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동향 자료를 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 연속 전년 동월보다 줄었다. 감소율은 8.4%, 23.3%, 24.8%로 확대하는 양상이다.

관세청 잠정 집계를 보면 3월 1∼20일 반도체 수출도 전년 동기보다 25.0% 줄었다.

반도체는 자동차 산업과 더불어 제조업 전반의 가동률지수 하락을 주도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월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95.6으로 전월보다 2.9%포인트 떨어졌다. 2017년 2월(-4.5%) 이후 최근 24개월 사이에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2016년 10월(95.4) 이후 28개월 만에 가장 낮아졌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동향에서 제조업 가동률 하락 추세가 가장 걱정스럽다"며 "대외여건이 악화하고 수요가 부족한 가운데 반도체, 자동차 등 전통적인 주력 산업의 가동률이 하락했고 이를 대체할 산업이 마땅하지 않으니 전체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제조업이 국제 시장에서 기술력과 품질로 경쟁하도록 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제조업 부흥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