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 한진칼 임원 임기 1년 남아…내년 주총 파고 넘을 수 있을까?

2019-04-08     문수호 기자
조원태

조양호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조 회장의 지분 승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사장의 연임이 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한진그룹은 3월말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석태수 사장의 재연임에 큰 무리가 없었다. KCGI 등 일부 사모펀드의 공격이 있었지만 안정된 지분 확보로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한진칼 주식 17.84%를 보유하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별세 소식으로 지분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칫 잘못하면 당장 내년 있을 주총에서 조원태 사장의 연임도 장담할 수 없을 전망이다.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온전히 상속받는 이가 사실상 자회사인 대한항공을 비롯해 한진그룹을 이끌 게 될 가능성이 높다.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주식 지분율이 0.01%에 불과하지만 지주사인 한진칼이 29.62%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진칼 1대주주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결국 재계 최대 관심사는 조양호 회장의 지분이 누구에게 얼마나 상속될지 여부다. 조양호 회장 외 자녀들의 지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조원태 사장 2.34%, 조현아씨가 2.31%, 조현민씨가 2.30%로, 조 회장의 자녀들이 비슷한 수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정석기업 48.27%, 대한항공 29.62%, 한진 22.19%, 진에어 60%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실질적인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상속세를 낼 경우 현재 조양호 회장의 지분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소유한 유가증권 가치를 약 3400억~35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경우 절반 수준은 1700억원 이상을 상속세로 내야 하는데 조 회장의 자녀들은 한진그룹 내 가진 유자증권 지분이 높지 않다.

조원태 사장을 비롯한 조 회장의 3남매들은 한진그룹의 상장사인 한진,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한국공항 등의 지분율이 매우 낮다. 한진칼 주식만 2%대를 보유하고 있을 뿐, 다른 계열사 주식의 지분율은 0%대에 불과하다. 다른 재계 총수들의 자녀들이 미리 물려받은 주식으로 상속세를 냈던 것과는 다소 다른 상황인 셈이다.

조양호 회장 일가도 과세당국에 상속세를 신고하고 5년간 분할 납부를 할 가능성이 높은데 상속 재원 마련은 한진그룹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큰 과제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양호 회장의 일가는 두 딸이 그룹 내 경영에서 사실상 배제된 상황인 만큼 조원태 사장 체제로 가야한다. 그러나 한진칼 등기임원 임기가 내년에 만료됨에 따라 다시 한 번 KCGI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또 석태수 회장의 연임 때 찬성표를 던졌던 국민연금이 내년에는 어느 쪽에 붙을지 알 수 없는 만큼 남은 임기 내 리더십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도 있다.

올해 IATA 총회가 열리는 만큼 조원태 사장은 이를 잘 마무리하고 상속세 재원 마련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