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가능성 열어둔 北美 두 정상…문 대통령 중재자 역할 부각

김정은 국무위원, “연말까지 기다리겠다” 변화된 미국 자세 촉구 트럼프 대통령, 제 3차 북미 정상회담 및 남·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 입장 고수하는 두 정상 변화 이끌어내야

2019-04-13     문수호 기자
최고인민회의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며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할 경우, 문제 해결에 대한 전망은 어둡고 매우 위험할 것”이라며 미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은 물론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톱다운 방식’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와 같은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지지할 것”이라며 거리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의 대북제재는 공평한 수준”이라며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임을 강조했다.

이 같은 두 정상 간 입장차는 지난 북미 정상회담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대화의 여지는 이어가고 있지만 서로 간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서로에게 접수 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쓰여야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라며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제재해제에 목말라 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보겠지만, 지난번과 같은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전적으로 미국에 공을 넘긴 것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단계적 과정이 아닌 한 번에 끝내는 일괄 타결식 비핵화론을 고수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에 대해서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고,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생각나면 언제든 서로 간의 안부를 묻는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다르지 않은 것으로, 두 정상은 좋은 친분 관계를 유지하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진전된 모습으로 열릴 수 있도록 관계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정상이 입장차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서로 간 변화된 모습을 이끌어낼 중재자 역할론도 부각될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