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트래버스・콜로라도 전략수정?…“이쿼녹스 전철 안 밟는다”

한국지엠, 트래버스/콜로라도 판매물량 많지 않을 것 이쿼녹스 등 본보기, 가격문제 해결 쉽지 않아

2019-04-13     문수호 기자
올해

한국지엠이 올 하반기 들여올 예정인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의 판매 전략을 기존 정책과는 다른 방향으로 수립했다.

한국지엠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가 지난해 선보인 이쿼녹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데, 우선적으로 판매량에 대한 집착을 버릴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 관계자에 따르면,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판매목표는 애초에 높게 잡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이쿼녹스의 경우 월 1000대 정도의 판매목표를 상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판매 대수는 100~200대 선에 그쳤다.

한국지엠 측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트래버스와 콜로라도 판매물량을 이쿼녹스 판매를기준점으로 삼아 수백대 수준에서 세울 방침이다.

이는 현재 국내 대형 SUV 시장의 사정과도 맞물린다. 현재 국내 SUV 시장은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 돌풍이 불고 있다. 기존 중형 SUV 시장의 싼타페와 쏘렌토 수요까지 일부 빼앗아가며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대형 SUV 시장 확대는 트래버스 수입을 검토하고 있는 한국지엠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부분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쿼녹스의 취약점을 그대로 답습하게 될 확률이 높다.

이쿼녹스는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차종이지만, 국내에서는 다양한 옵션을 추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된 부분은 바로 가격이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수입차 특성상 낮은 가격에 판매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야심찬 준비와 달리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트래버스나 콜로라도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지엠 측에서 아무리 팰리세이드와 등급을 별개로 나누어 북미 정통 대형 SUV를 강조해도 가격적 요인에서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팰리세이드 가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현대차의 팰리세이드는 출시부터 합리적인 가격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미 내년까지 출고 대기가 밀려 있을 만큼 인기를 끌게 한 요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넥스트 카를 고를 때는 기존 차량을 업그레이드 하길 원하는 만큼 대형 SUV 수요는 잠재가능성이 높았다. 팰리세이드는 이러한 잠재가능성에 가격적 요인이 더해져 빅히트를 쳤다.

그러나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가격적 메리트를 기대하기 어렵다. 북미에서 잘 팔리고 있는 만큼 애써 한국 시장에 낮은 가격으로 물량을 전환할 타당성도 적다.

콜로라도 역시 비슷하다. 가솔린 3600cc 모델은 연비나 판매가격 면에서 어디까지 고객들의 수긍을 받아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픽업트럭의 고향인 정통 아메리카스타일의 콜로라도 수입은 분명 국내 고객들에게 흥미를 끌 요인이지만, 구매에는 항상 가격 요인이라는 합리적 선택이 뒤따르게 된다.

결국 이 같은 요소를 이쿼녹스에서 체감한 한국지엠 입장에서는 많은 양의 판매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북미 등 해외 인기 차종인 만큼 국내에서도 고객들에게 충분히 어필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판매가격 책정 문제는 한국지엠이 떠안은 고민거리다.

올해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