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지휘봉 잡은 소진세…IPO 추진·부실계열사 정리 '과제'

2019-04-24     김민지 기자
22일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의 지휘봉을 잡은 소진세 신임 대표이사 회장이 교촌의 '혁신'을 위한 과제를 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소진세 전(前)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을 선임했다.

소 신임 회장은 40여 년간 유통업에 종사한 '유통의 산증인'으로 롯데쇼핑에 입사해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과 마케팅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이사, 롯데슈퍼 대표, 코리아세븐 대표이사,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는 창업주인 권원강 전 교촌에프앤비 회장의 경영 혁신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3일 창립 28주년 기념일 행사에서 권 회장은 퇴임을 밝히며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당시 권 회장은 "교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보다 투명하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퇴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소 회장은 "교촌이 가진 상생의 가치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교촌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다. 

이를 위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형성 ▲상생의 가치 발전 등을 향후 경영 방향으로 내세웠다.

소 회장은 강력한 추진력과 폭넓은 인맥, 직접 업무를 챙기는 꼼꼼함까지 갖추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교촌 관계자 또한 "소 신임 회장의 경험과 능력이 접목되어 더욱 전문성이 강화된 조직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2020년까지 교촌에프앤비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현된다면 치킨업계 최초 기업공개(IPO)다. 그러나 지난해 창업자 6촌 동생의 직원과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이슈로 IPO 추진에 리스크가 있었다. 이번에 소진세 회장을 선임하고 권 전 회장이 전문경영인 영입을 택해 물러나면서 오너리스크는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교촌 관계자는 "IPO는 중단됐다가 재개된 것은 아니다"라며 "2020년을 목표로 하고 있던 게 권 전 회장의 뜻이었고 장기적으로 보고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소 회장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을 경영 방향으로 내세운 만큼 계열사 정리도 풀어야 할 과제다.

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는 지난해 12월 기준 ▲케이앤피푸드 ▲계림물산 ▲비에이치엔바이오 ▲교촌USA ▲교촌에프앤비차이나 ▲케이씨웨이 등 총 6개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6개 계열사 모두 교촌에프앤비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수현에프앤비와 교촌아시아는 자본잠식, 적자 등 이유로 현재 청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케이앤피푸드, 비에이치엔바이오를 제외한 계열사들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케이앤피푸드와 비에이치엔바이오는 지난해 각각 13억7329만원, 4억1452만원의 이익을 냈으나 부채비율은 45%, 77%에 달한다. 

교촌 측은 "소 회장이 이제 업무파악에 막 나서고 있는 만큼 계열사에 대한 세세한 부분은 추후에 논의될 사안"이라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