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물꼬 터진 바른미래, 당 분열 가속화

이언주 탈당 첫 테이프 끊어, 바른정당계 행보 주목 유승민 “고민해볼 것” 여운 남겨…원외 김제식 탈당 정운천 의원도 거취 고민, 집단 탈당도 배제 못해

2019-04-24     이경아 기자
23일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탈당을 시작으로 옛 바른정당계 출신 의원들의 추가 탈당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제·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합의안 처리 추인으로 이를 반대하던 옛 바른정당계 출신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전날(23일)의원총회에서 당내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패스트트랙을 추인인하자 즉각 탈당을 선언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두 차례 표결에 부쳐 단 1표차(찬성 12, 반대 11)로 추인했다.

이 의원은 탈당 선언 기자회견에서 “다수당이 배제된 채 2중대, 3중대가 작당해 선거법을 통과 처리한다는 것은 의회 폭거”라며 “선거법은 정당 상호간에도 완전 합의를 중시하는 데 당 내부 의견있는데도 의총에 상정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은 창당된지 1년이 지나도 자신들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밝히지 못해 단기팔마로나마 신보수의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며 “광야에 선 한 마리 야수와 같은 심정으로 보수대통합과 보수혁신이라는 국민의 절대적 명령을 쫓을 것”이라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바른미래당의 패스트트랙 추인시 이 의원의 탈당 가능성은 높게 점쳐졌었다. 당 지도부가 진통 속에서도 과반수 표결 추인으로 결론내자 의총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공수처법 처리를 위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오신환 의원을 특위에서 교체시켜 바른정당계 출신 의원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불신임의 방아쇠'를 당기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합당 이후 화학적 결합을 하지 못해 사사건건 대립해왔던 양 진영간 불만이 폭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을 계기로 탈당 물꼬가 트인 만큼 추가 탈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러면서 탈당을 선언한 이 의원은 “누군지 말할 순 없지만 추가 탈당할 사람이 더 있다”고도 했다.  

바른미래당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은 의총직후 “당의 의사결정에 자괴감이 든다. 당의 진로에 대해 동지들과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SNS를 통해 “당헌에 따른 강제성 있는 당론 채택이라고 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정당계 의원 8명은 의총 직후 한 식당에 모여 당 진로를 두고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체 움직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의원 탈당 이후 24일 제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제식 바른미래당 인천남구(현 미추홀구)갑 지역위원장이 탈당을 선언한 상태다. 김 전 의원은 친유승민계로 꼽히는 인물이다. 

전북 전주시을 정운천 의원도 탈당 이후 한국당 입장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바른정당계의 출신 의원들은 당내에서 패스트트랙을 통한 법안 추진에 제동을 거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끝내 무산될 경우 유 의원을 중심으로 한 분당이 만들어지거나 개별 의원들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입당할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을 시작으로 바른정당계 의원의 이탈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면서도 “이후 한국당행을 택할지 아니면 제3의 길을 택할지는 지켜볼 일이다”며 “제3의 길은 쉽지 않다는 점은 의원들도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한국당행 가능성올 높게 관측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