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속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 ‘분수령’

김성식·오신환 유력 후보군 거론, ‘관악대전’ 원내 경선 결과 따라 패스트트랙 추진 변수 당의 미래, 봉합과 균열 가속화 사이 놓여

2019-05-09     이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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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가 전날(8일) 반대파 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전격 사퇴했다. 이에 바른미래당은 오는 15일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경선을 치르게 된다. 이 가운데  유시민·안철수계에 이어 호남계 의원까지 가세해 당 지도부 공세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새롭게 선출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증폭된 내홍을 수습하고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당내에선 새 원내대표는 재선급 이상 의원이 맡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소속 재선 의원은 권은희·김성식·박선숙·오신환·유의동·하태경 의원이다. 이들 중 권은희·유의동·하태경 의원은 9일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성식·오신환 의원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김 의원은 서울 관악갑, 오 의원은 관악을이 지역구이다. 바른미래당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관악대전’이 되는 것 아니냐고 풀이된다.

이번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기 전, 당권파와 반대파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와 당의 진로와 관련 새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이미 양측 간에 물밑 싸움이 이미 시작됐다는 말이 당내에서 나온다. 

이는 차기 원내대표 경선 후보자로 거론된 김 의원은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에서, 오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바른정당에 몸담았으며, 이후 두 당이 통합하면서 바른미래당의 의원으로서 활동했다. 

오 의원은 현재 당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김 원내대표 퇴진을 요구한 15인 중에 한명이다. 또 공수처법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면서 국회 사법개혁특위 위원이었지만 김 원내대표에 의해 강제 사보임 당하기도 했다. 

다른 유력 후보자로 꼽히는 김성식 의원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이며 이번 선거법 패스트트랙 지정에 찬성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들도 손학규·김관영 지도부에 비교적 우호적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김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이라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할 경우 현 지도부계와 국민의당 출신 일부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김·오 의원 대결로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질 경우 그 결과에 따라 패스트트랙이 여권의 계획대로 추진될지 여부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는 이번 차기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손학규계와 유시민·안철수계 세력 대결이 예고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옛 바른정당계 출신의 오 의원이 당선될 경우 패스트트랙 본회의 처리는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공조해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 등 단계별로 마지막까지 저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아와 다르게, 손학규 지도부와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는 김 의원이 출마해 승리할 경우 패스트트랙 법안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옛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당내 소수파로 전락하면서 정치적 코너에 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차기 원내대표 경선은 당의 봉합을 이끌지 아님 계속된 내홍으로 당내 균열이 가속화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