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부실시공 의혹’ 호반건설, 새 국면 맞을까

'홈플러스 송도' 주차장 마감재 추락... 사고 원인은 ‘건설사’ 아닌 ‘생선가게’ 탓?

2019-05-24     박순원 기자

홈플러스 송도점 주차장에서 발생한 마감재 추락 사고원인이 ‘부실시공’이 아니라 ‘생선가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공사인 호반건설이 1차 책임자로 지목돼 관련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이 주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지 주목된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달 20일 ‘홈플러스 송도점’ 주차장에서 발생한 마감재 추락 사고에 대해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고의 1차 책임은 시공사에 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이에 담당 행정기관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1일 호반건설을 경찰에 고발했다. 인천경제청은 고발장을 통해 “시공업체는 인천 홈플러스 송도점 지하 2층 주차장 천장단열재(마감재) 공사 시 메탈라스(철그물) 보강을 누락해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이 사고의 원인이 ‘시공’이 아니라 ‘누수’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송도 주차장 설계에서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된 부분은 ‘철그물 보강’이다. 말 그대로 보강일 뿐 위 작업이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된다고 해서 마감재 추락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천정 마감재가 파손된 부분을 보면 시공 문제가 아닌 사고현장 위층의 누수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송도 홈플러스 사고 현장 위층에는 생선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 역시 “확인 결과 건물 자체에는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고 현장 위층에 있는 홈플러스 생선가게 배관이 훼손돼 있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고의 원인이 ‘시공’이 아닌 ‘누수’로 드러날 경우, 사고 책임은 호반건설이 아닌 ‘홈플러스’ 측에 전가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생선가게가 배수를 위해 배관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사건의 책임은 홈플러스 측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해당 사고의 발생 원인이 건설사 측의 ‘부실시공’이라는 말이 많았다. 이에 호반건설은 “사고 원인을 떠나 보수를 돕겠다”며 보강 공사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행정기관 등에 따르면 시공 문제가 아닐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홈플러스는 여태껏 홈플러스 송도점의 건물주인 코람코, 시공사인 호반건설을 대상으로 전면 재보수 또는 그에 준하는 근본적 조치를 요구해 왔지만 실제 사고 원인은 ‘내부소행’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호반건설은 해당 이슈가 불거지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사고 원인이 어찌됐든 자사가 ‘부실공사’ 키워드와 함께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 경과에 대해서도 함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안전상의 불안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천장 마감재를 전면 재보수하고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원인 제공자에게 공사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