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어닝쇼크에 자본여력 '먹구름'

빅3 생보사 중 1분기 실적 부진 '유일' 내달 17일 금융감독원 종합검사까지

2019-05-27     김혜리 기자
[사진=위키리크스한국DB]

오는 6월 금융감독원 종합감사를 앞둔 한화생명이 1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당기순익을 기록한 데 이어 자본 여력 감소로 고민에 빠졌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5% 감소한 23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교보생명까지 빅3 생보사 중 유일하게 실적 부진에 빠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일회성 요인 때문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 사업을 확대하고자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 등에 투자한 여파가 지난 2017년 1000억원 규모의 손실(손상차손)에 반영됐고, 올해 300억원의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후폭풍을 맞은 것이다. 

한화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도 218.6%로 빅3인 삼성생명(314.3%), 교보생명(311.8%)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웃돌지만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LAT)`를 고려해 책임준비금 필요액(보험부채)을 더 쌓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LAT는 보험사의 부채를 추정해 그보다 많은 책임준비금을 적립도록 하는 제도다. 부채 평가액은 향후 고객들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을 기준으로 추산된다. 보험부채 급증으로 준비금이 잉여에서 결손으로 전환될 경우 보험사는 그만큼 자기자본을 쌓아야 한다.

오는 2021년 IFRS 17이 적용되면 보험사의 보험금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따라서 고금리확정형상품 판매에 주력해온 보험사엔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저금리 상태에서도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보험금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IFRS 17은 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교보생명보다 고금리확정형 상품을 많아 팔아 역마진 부담을 안고 있다. 그래서 잉여금을 감안해도 수조원대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한화생명은 최근 3년 연속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2017년 4월 5000억원, 2018년 4월 1조673억원에 이어 지난 24일에는 의사회를 열고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 발행을 의결해 지급여력금액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자기자본 중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상승한 데다 앞으로 추가 발행 여력도 크지 않아 앞으로 후순위채 발행도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AT에 따른 책임준비금을 마련하기 위한 선택이지만, 자본 불확실성을 해소하진 못했다"며 "국내·외 채권 흥행 여부가 자본 안정성을 세우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한화생명은 4년 만에 부활한 금감원 종합검사에서 생보사 중 첫 대상이 됐다. 지난 23일부터 약 열흘간 사전 종합검사가 진행된 데 이어 내달 17일부터 7월12일까지 본 검사를 받게 된다.

종합검사는 금융사의 기본 업무는 물론 인사, 예산 집행 등까지 조사하는 저인망식 검사다. 다행히 법정 소송 중인 즉시연금 문제는 검사 하목에서 제외됐지만, 자본적정성, 보험금 불만족도와 부지급률을 나타내는 소비자보호 지표 등이 집중 항목이 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LAT는 수치 상 비율이기때문에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한다"며 "종합검사 첫 번째 대상으로써 성실히 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