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라오스 댐 붕괴 '인재 결과' 반박…원인 규명 장기화 조짐

라오스전문가 위원회 “자연적 불가항력 없었다” 결론 SK건설, 공식 입장내고 반박 나서..."과학적 조사 결여"

2019-05-29     신준혁 기자
라오스

라오스 정부가 지난해 7월 발생한 세피안-세남노이댐 붕괴사고를 '인재(人災)'라고 규정했다. 지금까지 집중호우에 의한 천재를 주장해 온 SK건설은 이를 반박하면서 사고 원인을 놓고 장기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라오스 국영통신 KPL에 따르면 라오스 정부는 세피안-세남노이 보조댐 붕괴 사고는 기초 지반을 구성하는 토사층 누수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사고 1년여 만에 라오스 정부가 공식적으로 SK건설의 시공부실을 사고 원인으로 규정한 것이다.

라오스 정부는 사고 직후 국가조사위원회(NIC)를 구성하고 독립전문가위원회(IEP)에 사고 원인 조사를 의뢰했다. IEP는 사고의 근본 원인을 보조댐 일부에 발생한 누수라고 파악했다. 사고 며칠 전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지반 침식과 약화가 진행되면서 균형이 무너지고 원호파괴 형태로 붕괴됐다는 설명이다.

SK건설은 즉각 공식 입장문을 내고 반박에 나섰다.

SK건설은 입장문에서 "IEP 조사결과는 사고 전후 실시한 정밀 지반조사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등 과학적, 공학적 근거가 결여돼 있다"며 "이번 조사에 옵서버로 참여한 한국 정부조사단과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들도 IEP가 밝힌 사고원인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층적이고 추가적인 검증을 통해 모든 전문가가 동의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에서 SK건설이 시공한 세피안-세남노이댐의 보조댐 일부가 붕괴되면서 7개 마을을 덮쳐 40명이 사망하고 66명이 실종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로 발생한 이재민은 6000여 명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사고 직후 안재현 SK건설 사장이 렛 사이아폰 라오스 아타프 주지사를 방문하고 긴급 구호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복구작업에 동참해 왔지만, 라오스 정부의 이번 발표로 원인 규명과 보상에 대한 책임공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사는 댐 붕괴사고로 인한 손실과 함께 추가 해외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해법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SK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6조4358억원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57.1% 감소한 86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SK건설의 해외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65% 감소한 384억원으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위키리크스한국=신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