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이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화웨이의 유일한 대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출서 화웨이가 10~15% 차지 ARM이 제재 동참하면 국내 기업에 도움 요청 불가피 하반기 업황 개선 기대감과 맞물려 긍정적 신호

2019-06-03     정예린 기자
중국

국제적으로 '화웨이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반도체 업계가 예상보다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각각 10~15% 수준이다. 그러나 인텔, 퀄컴, ARM 등 해외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잇따라 화웨이 제재 참여를 선언하면서 화웨이가 국내 반도체 업체에 의존하는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웨이 사태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반도체 업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12월 화웨이 CFO가 체포되면서 본격화된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화웨이는 스마트폰 부품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2개월 수준으로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불안정한 반도체 수급이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칩셋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TSMC와 도시바 등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어 보이콧이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 생산의 60% 이상에 자회사의 칩셋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하이실리콘은 ARM의 기술로 TSMC의 파운드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ARM이 제재 참여를 최종 결정할 경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도움 요청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퀄컴도 공급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

해당 기업들은 관련 사안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알려진 바와 달리 정부로부터 화웨이 제재 동참을 요청받은 바 없으며, 고객사와의 거래는 지속적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화웨이 제재로 인한 수혜는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과 맞물려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D램의 공급 과잉 완화는 물론 평균 가격 하락률도 축소될 전망이기 때문. 낸드의 경우에도 스마트폰향과 SSD향 모두 채택되는 제품 평균 용량이 증가하고 있어 높은 수요가 기대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미국 반도체 외 삼성전자 반도체를 고려해야 할 이유가 생기면서 연간으로 D램은 7억9000달러, 낸드플래시는 3억 달러, AP는 6억7000달러의 신규 반도체 매출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에도 화웨이 및 중국 고객의 주문이 증가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