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과 黃 기싸움...앞길 깜깜한 국회정상화

靑 '대통령-5당 대표 회동·일대일 회동' 절충안, 한국당 거부 황교안 " 실효성 있는 회담이 돼야한다"

2019-06-05     이경아 기자
문재인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간 회동 형식을 두고 청와대와 자유한국당 간의 기싸움이 보인다.

선거법 개정안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 권력기관 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인한 국회 파행으로 정부 추경안 처리까지 40일 넘도록 멈추고 있다. 이에 여야 모두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으며, 국회정상화 논의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와 제1야당인 한국당 모두 국회정상화를 통한 민생 돌보기에 동의했지만 향후 정국 주도권을 놓고 일진일퇴 공방을 계속하고 있다.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직전인 7일 당대표 회동이 가능할 지가 의문이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4일)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떠나기 전에 국회를 정상화하고 막혔던 대화의 문을 열어야한다는 차원에서 어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만났고, 또 황교안 대표가 요구하는 의제 확장과 일대일 회동 형식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당을 겨냥해 "그런만큼 5당 당대표 회동과 (황교안 대표와의) 일대일 회담을 포함한 실무협의를 시작할 때"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도 지난 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6월이 시작되었는데 아직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아 국민들 걱정이 크다"며 "이미 여러차례 국회정상화와 추경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개최와 정당 대표들과의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북유럽 3개국 순방 전에 대화와 협력의 정치가 복원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은 원내교섭단체에 해당하는 여야 당대표만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눠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강기정 수석 발언 직후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5당 대표와 함께 만나겠다고 하셨는데 그 자체가 의미있는 회담이 되겠나"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어려움을 보살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회담이 돼야한다"며 사실상 회동을 거부한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 국면을 돌파하기 위해 당대표 회동을 3당으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황 대표간 일대일 회담이 성사됐음에도 당대표 회동 범위를 놓고 청와대와 한국당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이는 회동 형식에 따라 논의 주도권이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5당 대표가 모두 참석할 경우, 황 대표 입장에서는 패스트트랙에 동참한 나머지 여야 4당으로부터 고립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3당 대표들만의 회동으로 범위가 좁아지면, 청와대는 황 대표와의 일대일 회담을 앞두고 있어 보수 야당 두 곳을 모두 상대해야한다. 이에 청와대 입장에선 논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점도 제기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이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