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애국 앞에 보수·진보 없다...부단히 각성하고 기억해야”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 애국 아냐” "독립과 민주주의, 경제발전에 보수·진보 함께 노력" "미래로 가면서도 과거 잊지 않게 각성하고 기억해야"

2019-06-06     황양택 기자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애국 앞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다. 기득권이나 사익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는 마음이 애국”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4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기득권에 매달린다면 보수든 진보든 진짜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사람이나 생각을 보수와 진보로 나누며 대립하던 이념의 시대가 있었다”며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에는 보수와 진보의 역사가 모두 함께 어울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독립과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에는 보수와 진보의 노력이 함께 녹아 있다”며 “저는 보수이든 진보이든 모든 애국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어 “이제 사회를 보수와 진보,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우리는 누구나 보수적이기도 하고 진보적이기도 하다. 어떤 때는 안정을 추구하고, 어떤 때는 변화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스로를 보수라고 생각하든 진보라고 생각하든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상식의 선 안에서 애국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통합된 사회로 발전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보훈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나라를 위한 희생은 공동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명예로운 일”이라며 “우리의 보훈은 바로 이 소중한 책임감에서 출발한다. 아픈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올해는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년을 맞는 해로, 지난 100년 많은 순국선열과 국가유공자들께서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주셨다”며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년을 맞은 뜻 깊은 날 미국 의회에서는 임시정부를 대한민국 건국의 시초로 공식 인정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제출했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이 한국 민주주의의 성공과 번영의 토대가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언급, 2022년까지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미군 전몰장병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고 한미동맹의 숭고함을 양국 국민의 가슴에 새겨 나가겠다는 다짐이다.

문 대통령은 “어떤 일이 있어도 조국은 나를 기억하고 헌신에 보답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에 답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며 “오늘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저는 다시 애국을 되새기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유족들께 국가의 의무를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무원 재해보상법 ▲순직 경찰과 소방공무원들의 순직연금 인상 ▲군인재해보상법 제정 추진 ▲의료지원을 위한 병역법 개정 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유공자와 가족의 예우와 복지를 실질화하고 보훈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가 관리가 미흡했던 수유리 애국선열 묘역, 효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 등 독립유공자 합동묘역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무연고 국가유공자 묘소를 국가가 책임지고 돌보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면서도 과거를 잊지 않게 부단히 각성하고 기억해야 한다”면서 “우리에게 선열들의 정신이 살아있는 한 대한민국은 미래를 향한 전진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슬로건 하에 열리는 올해 추념식은 오전 10시 정각 전국적으로 울리는 사이렌에 맞춰 국가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을 추념하고 감사의 뜻을 표하는 '6610 캠페인' 추모묵념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위키리크스한국=황양택 기자]